취중진담

쪽팔리지 않게 살기 2018/02/09

jebi1009 2018. 12. 29. 13:29



잠시 서울에 다녀올 일이 있었다.

작년에는 엄마 생신이 설날과 가까워 설날 가서 때우고 가지 않았었는데

이번에도 제낄 수는 없어서 다녀온 것이다.

출발하는 날 새벽 눈이 내렸다.

역시 그냥 넘어가나 싶었다. 꼭 어디 가려고 하면 눈이 내려 발목을 잡는다.

차표 시간을 미루고 헐레벌떡 눈 치우고 내려가 차를 탔다.

에고 힘들어라 ㅠㅠ


오랜만에 서울 가는 날 친구들도 봤다.

달님 생일 광고 영상이 2월 말까지 있다고 해서 한 번 보고 싶었다.

광화문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천호역에도 있다 하여 천호역에서 만나 생일 광고 영상 보고

옛날 단골이었던 명일동 쭈꾸미 구이를 먹으러 갔다.

서울 살 때 지하철 역 커다란 광고판에 아이돌 생일 축하 영상이 떠 있으면

팬들이 정말 부지런도 하지 저리 좋은가....이러면서 지나갔었는데

이번에 생일축하 영상을 보니 그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내가 돈 내고 광고한 것도 아니지만 괜히 뿌듯했다.

그리고' 참으로 기발하다...대통령을 이런 팬심으로 대하다니...사람들 참 귀엽다...'이런 생각이 마구 들었다.

나는 대통령 개인도 그렇지만 이번 정부가 정말 잘 되었으면 좋겠다.

조직의 수장들은 바뀌었지만 돈과 권력을 좇던 무리들이 거대한 조직의 요소요소에 박혀 있어

언제라도 본색을 드러낼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그래서 제자리를 찾기에는 한참 걸릴 것이고 느슨해지면 안 될 것 같다.

광주 헬기 사격을 인정하는데 38년이나 걸리지 않았는가....

헬기소총 자국이 떡하니 남아 있고 헬기 사격을 목격한 사람이 수백인데도 말이다.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아가기 바란다. 그러기를 바라고 바란다. 진심진심진심진심*백만







명일동 쭈꾸미는 여전히 맛있고 같이 딸려 나오는 콩비지와 열무김치와 양배추도 넘나 맛있었다.^^

2차는 먹고 싶었던 생맥주.

계란말이와 노가리 안주를 먹자 마른안주가 그리워졌다.

작은 포장김과 김조미과자와 약간 쩐내 나는 땅콩과 견과류들...

그리고 저렴한 건포도와 알록달록 초코해바라기씨..등등이 나오는...

옛날에 맥주집 가면 절대 시키지 않았던 마른안주 때깔이 보고 싶었다. ㅎㅎ

설님의 쿠바여행 기념 멋진 시가를 선물했다.

간지난다~~






엄마의 생일축하 온가족 밥먹기를 마치고 간청재로 내려오는 날 이재용의 석방 소식을 들었다.

정말 이래도 되는 것인감?

배임이나 비자금 문제 등등으로 기소된 재벌들이 거의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것이 관습처럼 여겨진 예전에는

사실 수사하는 쪽이나 지켜보는 쪽이나 그리 열심이지 않았었다.

그러나 지금은 사람들이 낱낱이 그 사건의 과정과 사실을 다 파악하고 있는데 그런 허접스러운 판결을 내리다니..

단순 시위 참가자에게도 2년 5년 징역형 딱딱 때리던 판사들 아닌가.

사법부 독립 어쩌고 운운하는 것 자체가 웃기는 짬뽕이다.

최후의 보루 사법부 어쩌고 하는 것도 웃기는 짜장이다.

대다수의 판사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싶지도 않다.

침묵은 일종의 동의다.

지금까지 '설마 그랬겠어?' 했던 일들이 '진짜 그랬다'고 드러나고 있고

쓰레기같은 판결이 줄줄 나오는데도 닥치고 가만히 있는 것은 판사들 모두 다 똑같은 것 아닌감?

법원 앞에서 1인 시위라도 해야 할 판이다.

어디서 들은 이야기인데 판사들은 일종의 선민의식이 있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공부 잘하고 사법고시 패스하고 연수원 성적도 우수해서 판사로 나가 그런 사람들하고만 교류하니

나같이 평범한 사람은 머리도 나쁘고 공부도 못하는 듣보잡 찌질이로 본다는 것이다.

재판장에서 막말로 구설수에 오르는 판사들이 어쩌다 그런 실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원래 그런 생각을 당연하게 하고 있었는데 그냥 자연스레 입밖으로 나온 것이다.

입밖으로 내뱉은 판사가 철저하지 못했던거지...

이번 허접 판결을 내린 판사는 확실하게 커밍하웃은 했네. 용기가 있다고 해야 하나?

그렇게 머리 좋고 공부 잘하고 고고한 양반이 쓴 판결문이

나 같이 찌질하고 머리 나쁜 사람이 봐도 앞뒤가 안 맞고 말이 안 된다는 것을 아는데 어쩌나...

게다가 그 판사가 하는 말이 사회가 미성숙해서 재판 결과에 대해 말이 많은거란다...허 참...

자기는 성숙하고 나는 미성숙하다고?

내가 어디서 들은 이야기가 딱 맞네. 일반인들을 찌질이들로 보는 시각.

우리나라 판사들에게 못배우고 힘들고 어렵게 사는 사람들 사정 잘 살펴 옳은 판결 내려달라는 기대는 하지도 않는다.

그냥 법대로만 하라고 법대로!!

그러면서 고고한 척 사법부의 독립과 사법부 판단의 존중을 말하는 그 입 다물어라.

판사들은 서로서로 쪽팔리지도 않은가?


다시 한 번 다짐한다.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쪽팔리게는 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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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벨라줌마 2018/02/10 15:34

    문대통령 생일은 1월이신데....2월 생인 저도 살짝 끼어들어 나도 나도 생일 비슷하잖아~~~ 하며 흐뭇해 하고 싶을만큼 마음이 따뜻하게 움직입니다..... 제비님 어머님 생일도 추카추카! ^^

    책임지지 못할 말일수도 있으나......... 정권이 같은 방향으로 오래 오래 유지되어..... 저도 고국으로 맘 편하게(?) 돌아가.... 일꾼으로 다시 살아 볼 날이 오기를 간절하게 기원해 봅니다.......
    쪽팔리지 않는 삶..... 저도 참 추구하는 삶이거든요.....^^

    • 제비 2018/02/14 09:00

      2월 생일이신 벨라님 축하축하~
      저도 모두가 제자리를 찾고 서로가 뿌듯함을 느끼는 날들이 계속 되기를 바랍니다.

  2. 설리 2018/02/12 05:27

    제비님 글은 언제 읽어도 시원시원합니다~~
    공감백퍼!!

    • 제비 2018/02/14 09:01

      호호호~

  3. huiya 2018/02/12 16:22

    한국이 돈이 없는 것도 아니죠?
    요즘 사람들 중에는 쪽팔리는게 뭔지 모르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아요.
    찌질한 것도 잘 몰라서 잘난 척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봅니다.

    • 제비 2018/02/14 09:40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가오 떨어지는 짓 좀 하지 말자'
      영화 베테랑에서 황정민이 외치는 말이죠 ㅎㅎ
      용가리와 제가 서로에게 다짐하며 외치는 말입니다.

    • huiya 2018/02/14 10:56

      어제 도서관에서 본 책에 제 상상속에 나이를 먹은 '제비님과 용가리님'이 사는 모습이 담겨진 '멋있는' 책이 있었어요. 제가 다시 도서관에 가면 사진을 찍어서 글을 써서 올릴게요.

      '제비님과 용가리님'이 사시는 모습은 많은 사람들이 '동경'하는 아주 '풍요로운' 삶이기도 하답니다.

  4. chippy 2018/02/18 03:08

    쪽팔림, 혹은 부끄러움이란 단어를 그들은 들어 본 적이 없을 겁니다. 자신들이 모지리인지도 모른 채 번지르한 허세와 허영을 명예와 권위로 알고 살다 가겠지요. 그들의 껍데기가 더 많이 벗겨질 수록 국민들은 진실을 더 많이 알게 되겠지요.

    • 제비 2018/02/27 11:56

      치사한 공격들을 잘 방어하면서 흔들리지 않고 지치지 않고 그 추악한 진실들을 밝히고 바로 잡아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