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풍농월

때가 되면

jebi1009 2022. 7. 25. 21:15

'때가 되면 어련히 알아서 하겠지.. 고만 좀 중얼거려라'

용가리가 나에게 한 말이다.

 

우리 집 능소화가 이제서야 피기 시작했다.

다른 집 능소화는 하나둘씩 지고 있는데 우리 집 능소화는 이제 피고 있는 것이다.

여기저기서 능소화가 활짝 필 때도 우리 집 능소화는 잎만 무성하고 꽃이 맺히질 않았었다.

내가 능소화를 보면서 왜 안 피냐며 중얼거리니 용가리가 한 말이다.

 

 

올해는 역대급으로 토마토가 크게 달렸다.

찰토마토도 주먹만큼 크고 대추방울토마토도 엄지손가락만큼 크고 튼실하다.

5월 날씨가 이상해서 더디 자랐는데 자라기 시작하니까 실하게 열매를 맺었다.

기특해서 너무 자주 쳐다봐서 그런가?

붉은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토마토를 보면서도 또 중얼거렸다.

토마토 달린 지 한참 되었는데 왜 빨갛게 되지를 않을까...

옆에서 용가리가 한 소리 한다.

'너 능소화도 그러더니 피었잖아. 토마토도 때가 되면 알아서 익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