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랑살랑 2013/10/11
햇살은 눈부시고 바람은 살랑대고....
찬 바람 불수록 커피맛은 더 좋아지고...
드립포트를 구입했다.
이제 지리산 관청재가 오픈하면 들락거리게 될 것이고
천왕봉 바라보며 커피를 마셔야 하는데 다른 것은 다 양보해도 커피주전자는 양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서울 생활을 완전 정리하기 전까지는 당분간 서울집에서도 커피는 마셔야 하니
지리산 갈 때마다 주전자를 들고 다니기도 그렇고 해서 하나 구입했다.
내가 쓰는 동포트는 이십만원이 넘으니 아쉽지만 제끼고
저렴한 국산을 알아보니 손잡이가 불편할 것 같아 적당히 비싸지 않은 하리오 포트를 구입했다.
드립해 보니 지금 사용하는 것 보다 수구(물 나오는 주둥이)가 조금 커서 물줄기가 좀 거칠다.
그럼 어때, 나의 실력으로 다 커버할 수 있는걸...음하하하하...
주전자 사는 김에 하리오 드리퍼도 구입했다.
내가 가진 드리퍼는 대부분 1-2인용이라 3-4인용 드리퍼를 구입했다.
지리산 집에 그래도 누구라도 오면 나혼자 홀랑 커피를 마실 수는 없지 않은가...그래서..좀 큰걸로..
사실 고노를 사고 싶었지만 비싸서...
지리산 집에 놓고 쓸 주전자라며 새로 산 주전자를 용가리에게 자랑하니 용가리가 그런다.
너도 참 희안해...
집 지어지면 준비할 게 기본적으로 얼마나 많은데
너는 어쩜 제일 처음 장만한 것이 커피주전자냐?
이불도 없고 숟가락 젓가락 냄비 하나 없는데 그런 것은 생각이 안 나냐?
참..니 머릿속에는 뭐가 들었을까....
나도 내 머릿속에 뭐가 들었는지 모르는데 니가 어찌 알겄냐.....그리고 알면 다쳐!
새로 산 주전자
딸내미가 조소 시간에 작업한 결과물을 집으로 가져왔다.
염소인지 양인지....처음에는 식탁위에 놔뒀는데 한번씩 볼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
짐승 머리가 떡 하니 놓여 있으니 얼마나 놀라겠는가
게다가 눈동자도 없는 머리다.
밤중에 화장실 가다가 머리를 보고 화들짝...
그것참..버리기도 그렇고..게다가 무겁기도 하다.
일단 마루 식탁에서는 치우기로 했다. 딸내미는 왜 그 아이를 미워하냐고 섭섭해 했지만서두...
방으로 가져간 딸은 그 염소머리를 실용화했다.
내가 눈알 없어서 더 무섭다고 했더니 게다가 눈동자까지 그려서...
화장실에도 있고 피아노 위에도 있고 식탁에도 있고 정수기 위에도 있고....그리고 찾느라고 난리다.
그래서 맨날 구박을 한 몸에 받는다.
10월 9일 한글날이 딸내미 생일이다.
올해 노는 날이 되어서 하루종일 어찌나 위세를 떠는지..
내일 두고 보자 하는 심정으로 생일 하루 봐줬다.
생일이 노는 날이라 애들한테 선물을 받을 수 없다며 툴툴대더니
친구가 생일이라고 영화도 보여주고 팝콘세트도 사주고 했단다.
나는 찰밥에 미역국 끓여주고 저녁에 먹고 잡은 것 외식시켜줬다.
다음날 학교에 다녀온 딸내미는 생일 선물을 받았다며 보여줬다.
허걱! 전부 다 화장품이다.
우리 딸은 화장을 하지 않으니 입술 바르는 것이 대부분이다.
얼굴팩과 코팩도 있다. ㅎㅎㅎ
살펴보니 입술에 바르는 것도 종류가 참 많다.
액체로 되어 있는 것, 젤 형태로 되어 있는 것, 고체로 되어 있는 것....
나는 생일 선물로 쿠키 한 통(특별히 평소 보다 큰 것으로)사줬는데 열일곱살 친구들은 화장품을 사주는구나..
내가 구식인가..화장품 선물하는 고딩이 참 희안해 보인다. 격세지감.
친구들에게 받아 온 생일 선물.
내가 준 생일 선물.
한글날이 생일이군요. 추카추카요~~ㅎ...제 딸은 크리스마스 1주일 전이라 크리스마스 선물에 묻힐 경향이 있는데. 그래도 꼭 분리해서 챙겨 줍니다. 이곳에선 아무래도 날 좋은 여름이 생일인 아이들이 좋아요. 친구들 불러다 집에서 놀거나 파티하기 좋으니까요. 그래서 일부러 생일이 겨울이면 여름에 날 잡아 땡겨 하는 집도 있어요.
화장품을 선물로 준비하는 고딩들...와...격세지감...ㅋ. 전 커서도 화장품 선물은 받은 적이 없는데...ㅎ.
딸내미 어렸을 때는 애들 불러다 생일파티 하는 것도 스트레스였어요.
몇 번 해주지도 않았지만 그냥 무언가 사람 모이는 일을 계획한다는 것이 그랬고 아이들 모이는 것도 그렇고....쩝...
초딩을 벗어나니 그런 것 안 해서 좋더라구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