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진담

논알콜

jebi1009 2025. 2. 12. 14:37

안과 수술 때문에 금주하고 있다.

거의 매일 저녁 반주를 곁들이는 습관이 있어 그냥 음식만 먹으면 목이 멘다.

술을 먹지 않으니 체중도 줄었다.

술이 없으니 음식을 많이 먹지 않게 된다.

술과 함께 먹어야 음식을 안주 삼아 많이 먹는데 술이 없으니 입맛도 돌지 않고 덜 먹게 된다.

아무래도 적정 체중을 유지하려면 나는 반드시 술이 필요한 것 같다.

치과 치료나 기타 술을 먹지 않아야 하는 신체적 사유가 발생하면 보통은 탄산수를 마셨다.

이번에도 탄산수로 한 달 버티려고 했는데 논알콜 맥주가 눈에 들어온 것이다.

예전에는 쳐다보지도 않았는데 한번 시도해 보기로 했다.

나는 논알콜 맥주를 누가 마실까? 궁금했었다.

술을 마시려는 것도 아니고 어정쩡한 맥주 맛이 나는 음료를 왜 마시는 걸까...

물론 나와 같은 이유로 마시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래도 꾸준히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것을 보면 무슨 다른 이유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번에 알게 되었지만 논알콜 맥주의 종류가 꽤 다양하고 판매도 잘 되고 있다는 것이다.

맥주 맛 때문에, 그 맛이 너무 좋은데 알콜 분해가 되지 않는 사람들이 마시나?

술은 사실 '맛' 그 자체 때문에 마시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어떤 사람들이 이 논알콜 시장을 지탱하는지 정말 궁금하다.

 

어쨌든 이번에 시중에 나와 있는 논알콜 맥주를 거의 다 마셔봤다.

내가 먹어본 것 중에 그래도 제일 나은 것은 '제주누보'!!

평소에도 제주 에일 맥주를 좋아하는데 비슷한 분위기 논알콜이다.

그리고 칭다오, 버드와이저, 하이네켄 순서다.

호가든은 너무 단 맛이 강하고 카스와 하이트는 거품도 별로 없고 맛도 정말 없다.

논알콜이라 해서 처음에는 알콜 0%인 줄 알았는데 1% 미만이면 논알콜이라고 한다.

무알콜은 0%, 논알콜은 1% 미만이다.

 

논알콜. 알콜 0.03%라고 표기되어 있다.

 

'0.0 제로'라고 되어 있는데 무알콜이 아니라 논알콜이다. '알콜 1%미만'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무알콜. 알콜 0.0%

 

냉장고에는 아직 하이네켄과 칭다오 논알콜이 남았다.

이번 주 저녁거리로 딱 개수를 맞춰 놓은 것이다. ㅎㅎ

 

다음 주면 이제 술을 마실 수 있다.

수술 전에 사놓은 술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눈 내리는 추운 날 따끈하게 마시려고 사 둔 청주와 한번 시도해 보려고 사 둔 포트와인, 그리고 사랑하는 나의 와인들과 소주 맥주...

술이 없으니 재미도 없고 낭만도 없고 입맛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