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풀이

콘클라베 Conclave

jebi1009 2025. 3. 9. 14:40

‘콘클라베(Conclave)’는 로마 가톨릭 교회에서 추기경들이 모여 교황을 선출하는 제도를 말한다.
라틴어로 ‘함께’라는 뜻의 ‘cum’과 열쇠라는 뜻의 ‘clavis‘ 에서 유래한 말로 ‘열쇠로 잠근 방’을 의미한다.
교황 선종 시 선거인단인 추기경들이 투표로 새 교황을 뽑을 때까지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채 생활하면서 생겨난 말이다.
 

 
 
영화 '콘클라베'는 교황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자 새 교황을 선출하기 위해 전 세계의 추기경이 바티칸에 모이면서 시작된다.
로버트 해리스의 동명 소설 '콘클라베'를 바탕으로 영화한 것이다.
권력에 대한 욕망과 부정, 음모, 진보와 보수 진영 후보 사이의 대립, 여성의 권리, 인종, 지역 등 여러 방면의 문제들을 제시한다.
종교적 이야기와 정치적 스릴러가 함께 진행되고 화려한 영상을 보는 맛도 있다.
고풍스러운 교회를 배경으로 붉은색 법복을 입은 추기경들의 무리들은 멋진 장면을 보여준다.
특히 붉은 옷에 흰 우산을 쓰고 광장을 걸어가는 추기경 무리들의 장면이 인상적이다.
바티칸의 전통을 보여주는 모습들이, 한편으로는 이 시대에 저런 것들이 조금은 우습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또 범접할 수 없는 권위와 아름다움을 주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로마의 치네치타 스튜디오에 세트를 만들어 촬영했다는데 시스티나 성당이나 추기경들의 숙소, 성베드로 광장등이 정교하게 재현되었다.
 


 
 
'주님께서 정한 일'이라고 겉으로 말하지만 그 뒤로는 각자의 욕망을 위해 합리화하는 추기경들이 있다.
하지만 곳곳에서 보여주는 가톨릭의 폐쇄성을 개방하고 싶어 하는 의미가 등장한다.
투표를 진행하던 중 폭탄 테러로 폐쇄된 창문이 깨지고, 마지막 투표 과정에서 개방된 그 틈새로 빛, 바람, 새소리가 들어오고 그것을 바라보고 느끼는 주인공이 있다.
새로운 교황과 함께 새로운 바람이 불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나 할까...
투표가 모두 끝나고 창문을 열고 바라보게 되는 첫 장면이 수녀들의 모습이었다.
문을 열고 광장으로 걸어가는 수녀들의 모습. 확실히 의미가 있다.
그리고 새롭게 선출된 교황의 놀라운 반전에도 의미가 있다.
 
'확신이 가장 위험하다.
확신이 의심을 멀리하게 하며
통합과 포용을 방해하는 강력한 적이다.'
 
주인공 추기경 단장이 콘클라베를 시작하며 이렇게 말한다.
종교는 확실한 믿음을 강조한다.
종교의 정점에 있는 추기경 단장이 하는 이 말이 계속 머리에 남는다.
신영복 선생님의 나침반에 관한 이야기도 생각난다.

북극을 가리키는 지남철은 무엇이 두려운지
항상 그 바늘 끝을 떨고 있다.
여윈 바늘 끝이 떨고 있는 한 그 지남철은
자기에게 지니워진 사명을 완수하려는 의사를 잊지 않고 있음이 분명하며
바늘이 가리키는 방향을 믿어서 좋다.
만일 그 바늘 끝이 불안스러워 보이는 전율을 멈추고
어느 한쪽에 고정될 때
우리는 그것을 버려야 한다.
이미 지남철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가톨릭이라는 종교적 문제와 절차를 다루고 있지만 확장시키면 이 사회의 문제를 모두 포함한다고 볼 수 있다.
재밌고 의미 있게 본 영화다.
개인적으로는 '미키 17'보다 더 재미있었다.
 
 
**  어제 진주 가서 영화도 보고 회도 떠 오면서 구속취소 때문에 꿀꿀한 기분을 좀 달래려고 했는데
집으로 돌아오니 검찰이 항고를 포기하고 윤석열을 석방을 했다는 소식이 있었다.
뭐 이런 그지 같은 경우가 있나... 아.. 진짜... 미친 새끼들....
맛있게 회 먹으려고 했는데.... 과음하고 말았다.
용가리와 계속 욕만 했다.
이거 진짜 실화인가????
미치겠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