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풍농월
국기봉
jebi1009
2025. 4. 21. 21:36
마당에서 일하고 있는데 낯선 트럭이 와서 집 앞에 섰다.
트럭에서 두 사람이 내리고 용가리가 가서 응대했다.
트럭이 돌아가고 용가리가 와서 말했다.
우리 동네 팔순이 되신 분이 잔치는 생략하고 기념품으로 4미터 국기봉을 동네 사람들에게 주신다고 했단다.
용가리에게 당연하게 '신청하실 거죠?'라고 물었고 용가리는 NO!라고 했단다.
용가리의 어이없는 표정....ㅎㅎ
우리는 그 순간 오세훈이 생각났다. 100미터 태극기.
오세훈의 광화문 태극기가 그냥 괜히 나온 것이 아니구나..ㅠㅠ
이러다 다음에는 박정희 동상을 동네 입구에 세우겠다는 사람도 나올 것 같다.
아니다. 동상은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든다.
자식들이 반대하지 않을까? ㅋㅋ
이 동네 와서 살면서 수건과 화장지를 칠순 팔순 기념품으로 두어 번 받았었다.
고맙게도 이장님이 마을 끝자락에 사는 우리까지 챙겨 주셨다고 고마워했다.
그런데 국기봉은 정말 신박했다.
아..... 국기봉....
나는 국기봉을 팔순 기념품으로 돌리는 마을에서 살고 있다.
오늘은 오전에 흐리다가 오후에 해가 났다.
청소와 빨래를 마치고 미나리와 부추를 넣고 전을 부쳐 먹었다.
하루의 마감은 맛난 것에 술 한잔이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