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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진담

고물? 보물? 2014/01/17

by jebi1009 2018. 12. 26.


       



얼마 전 미니오디오를 수리해 왔다.
95년 결혼 할 때 산 것이니까 20년이 다 되어 가는 것이다.
테잎과 시디 모두 작동되지 않아 처박아 두었던 것을 벼르고 별러 서비스센터에 가져갔다.
10만원 조금 넘는 수리비를 먹어치우고 깨끗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시험 작동을 해 보기 위해 테잎이 담겨 있는 상자를 가져왔다.
세상에나...매번 버리려고 다짐했지만 어딘가에 처박혀 있던 상자에는 생각보다 많은 테잎들이 있었다.

메탈리카, U2, 레드제플린...

빌리조엘 테잎은 늘어져서 반음씩 떨어진다 ㅎㅎ
내가 좋아했던 데이빗샌본과 밥제임스. 그로버워싱턴쥬니어...


옛날에는 휴대용으로 돌아다니며 음악 들으려면 워크맨밖에 더 있었남...휴대용 시디는 좀 더 지난 다음에 훨씬 고가로 나왔다.
그러자니 테잎도 엄청 샀고 대부분 공테잎을 사서 엘피에 있는 곡들을 녹음해서 듣고 다녔다.
공테잎 뿐만 아니라 영어회화테잎 같은 것에도 녹음해서 들었다.
상자에 있는 대부분은 이런 공테잎이나 영어테잎인데 워낙 게을러 제목을 써 놓지 않아 일일이 들어보지 않으면 무슨 곡인지도 모르겠다.
상자 안에 친구가 선물해 준 테잎이 눈에 들어온다.
자신이 갖고 있는 엘피에서 좋은 곡들만 엄선해서 선물한 것이다.

  써클 남자 동기가 선물해 준 것인데 참 좋다...이것 말고도 몇개가 더 있는데 잃어버렸나보다.


예전에는 그렇게 좋은 곡들을 짜깁기해서 만든 테잎 선물을 많이 했다.
생각남 김에 분홍 보자기에 싸 두었던 엘피들도 펼쳐봤다.
미니오디오를 살 때는 거의 턴테이블이 없어졌기 때문에 사지 못 했다.
그래서 엘피들도 처박혀 있었는데 펼쳐보니 웃음이 나온다.
아빠가 산 것부터 내가 산 것까지 섞여 있었다.

내가 직접 틀어본 일은 없는 판들이다...우리 집에 있었다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다 ㅎㅎ


이것들은 기억이 난다. 어렸을 때 아빠가 사 준 것이다. 금붕어 판에 들어 있는 노래들을 많이 흥얼거렸었다.


아..들국화..예전 들국화 콘서트에 가서 허성욱 때문에 울었었다 ㅠㅠ 이젠 주찬권도 떠났고...


척 맨지온과 감미로운 하모니카 윌리엄 콜슨


재즈계의 거인 듀크엘링턴, 색소폰의 대가 에이스캐논


그로버워싱턴주니어와 너무도 유명한 데이브그루신


말이 필요 없는 대가 줄리안브림의 젊은 모습과 내가 한때 빠졌던 그레고리안 찬트



젊은 시절의 로린마젤과 카라얀


너무도 핸섬한 젊은 모습의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와 말이 필요 없는 푸르트 뱅글러



고등학교 음악 감상 시험 때문에 샀던 무소로그스키의 전람회 그림과 베토벤
시험 때문에 들었지만 그 후로도 오랫동안 모두 잠든 한밤중 마루에 혼자 나와 해드폰(엄청 큰 것)끼고 몇 시간씩 엘피를 뒤집어가며 듣곤 했다.

그런데 약간의 소장가치가 있는 엘피들은 오빠가 다 가져간 것 같다 ㅠㅠ
핑크플로이드, 레드제플린, 딥퍼플, 퀸, 토토...이런 원판들도 있었는데...내가 산 듀란듀란 판도 없네..
팝이나 락은 모두 오빠가 싹쓸이한 것 같다.
테잎들은 거의 버려야 할 것 같지만 엘피들은 듣고 싶다.
턴테이블 사고잡다...
간청재에 가져다 놓으려고 수리한 것이니 턴테이블까지 어찌 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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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여요 2014/01/17 20:58

    매번 너도바람님댁에만 들렀다 나가곤 했었고요, 제비님댁도 지나가다 기웃기웃........
    간청재(?) 설계서부터 준공까지 아궁이에 군불을 넣는것까지 오늘은 그곳에 가져갈거라는 미니오디오를
    통하여 제비님의 어느 한 단상을 보는것이 한가한 주말과 겹쳐 더 행복합니다.

    • 제비 2014/01/24 16:58

      반갑습니다^^
      다시 주말이 돌아왔네요...지난주 보다 더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2. 美의 女神 2014/01/18 10:24

    풍물시장 강추...반드시 들어보고 사야해요.
    오디오... 한때는 지적 부의 상징이었지요. 울집에도 두 대나 아직 건재해요.
    CD는 레이전지 뭔지가 먼지가 껴서 안 되고...수리비가 더 들어요.
    제가 페인트칠 알바해서 쏘니 비디오랑 산건데 이건 아무도 못 건들지요. ㅋㅋ
    정말 비쌌어요. 李 남자는 베이스 이빠이(ㅋ) 올려놓고 비틀즈의 'commtogether'를 반복반복...
    활쏘는 소리와 기타 반주에 황홀해하죠...동네 민폐.

    • 제비 2014/01/24 16:59

      턴테이블 때문에 회현동 지하상가 한 번 가보려구요..어디서 봤는데 남대문 가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 美의 女神 2014/01/25 10:48

      맞아요. 신세계 옆 지하상가...
      카메라도 전축도... 요긴 좀 값이 나가고 쓸만해요.
      풍물시장도 있긴 한데 저렴한 대신 품질은 잘 살펴봐야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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