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첫 농사는 감자 심기로 시작한다.
3월 땅이 포슬해지면 퇴비 섞어 밭을 만들고 20일 전후해서 감자를 심는다.
올해도 네 이랑 감자를 심었다.
장에 가서 씨감자 오천 원어치 사면 네 이랑 심을 수 있다.
작년에 감자는 폭망이었다.
싹도 늦게 올라오고 잘 자라지도 않고 수확도 변변치 않았다.
힘차게 자라는 마을 감자와는 다르게 비실비실한 우리 집 감자를 보고 마을 할머니가 지나가시며 퇴비를 너무 조금 준 것 같다며 한 이랑에 한 포대씩 부어야 한다고 하셨었다.
그러고 보니 퇴비 줄 무렵 마을 밭을 보면 밭 면적 당 가져다 놓은 퇴비 양이 상당히 많았다.
그동안 우리는 한 두 포대로 텃밭 전체를 다 했었다.
이번에는 과감하게 퇴비를 투척했다.
삽으로 땅을 뒤집고 퇴비를 뿌리고 다시 뒤집고...
그렇게 1주일쯤 지난 후 감자 심기 전에 또 삽으로 뒤집었다. 에고 허리 무릎이야....ㅠㅠ
감자가 주렁주렁 달리기를 바라며 땅 속에 감자를 넣었다.
간청재 이사 오고 상추 부추 미나리 깻잎 오이 토마토 피망 고추 등등은 정말 실컷 먹었다.
그래서 그렇게 예전처럼 욕심은 없는데 감자는 계속 먹고 싶다.
고구마도 좋아하지만 심지 않는다. 보관하기가 어찌나 까다로운지 너무 잘 썩는다.
상전이 따로 없다. 모시고 잠도 같이 자야 할 듯..ㅠ
게다가 멧돼지가 마당까지 올까 봐 무섭기도 하고... 멧돼지가 고구마 밭을 그렇게 좋아한다고 하니 말이다.
올해는 감자 실컷 먹게 잘 되었으면 좋겠다.
** 작년 가을 심었던 상사화가 올라왔다. 올해 꽃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올라온 것만 봐도 이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