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다.
비님이 오신다.
아주 예쁘고 얌전하게 비가 온다.
땅이 촉촉해지고 그 위에 있는 모든 생명체들이 선명한 빛깔을 보인다.
얼마 만에 보는 풍광인가...
촉촉이 내리는 비를 보면서도 마음속 한 켠에는 덩어리가 있다.
정리되지 않은 덩어리. 하지만 곧 정리가 되겠지
결과는 정해져 있고 나는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익숙해지고 담담해지는 과정이 남아 있겠지
당혹감, 슬픔, 어이없음,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들...
나는 이번에도 잘 해낼 것이고 또 괜찮아질 것이다.
그래야만 한다.
나는 잘 살아갈 것이다. 틀림없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