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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풍농월

띵띵이

by jebi1009 2022. 8. 11.

띵띵이가 왔다.
봄에 본 것 같으니 4,5개월 만인 것 같다.
간청재 드나들게 된 첫 고양이가 띵띵이다.
띵띵이는 간청재 드나드는 다른 고양이들에 비하면 시크하다.
사람에게 친밀감을 표시하지도 않고 밥을 주어도 느릿하게 움직이고 항상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밥 먹고 천왕봉 바라보며 한참 앉아 있는 것을 보면 무언가 큰 깨달음을 얻고 있는 것 같기도....^^;;
띵띵이가 야생의 세계에서 어떻게 지내는지는 모르지만 나타날 때마다 행색이 안 좋으면 걱정이 된다.
나이도 많이 먹은 것 같고 여기저기 부상을 입고 올 때도 많고 눈과 입에 병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다가 몇 개월 나타나지 않으니 이것으로 인연이 끝나나 했었다.
그런데 어제 나타났다.
기쁜 마음에 통조림을 주었다.
웬일로 깔끔하게 다 먹었다. 띵띵이는 그렇게 먹성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딸아이에게 띵띵이 왔다고 사진 보내고 알렸더니
'ㅠㅠㅠ이눔시키
왤케 걱정시켜 ㅠㅠㅠ'
이러고 금방 답이 왔다.

고생하고 온 티가 팍 난다.
밥 먹고 마루에서 한 잠 자고 갔다.
뒤에서 번잡이가 눈치 보고 있다.


두 번째로 드나들기 시작한 아이가 동글이다.
동글이는 띵띵이와는 달리 귀염성이 있다.
작년 여름과 가을 간청재에서 거의 숙식을 해결하고는 어느 날 홀연히 떠나더니
가끔씩 나타날 때는 귀엽고 뽀얀 모습은 간 데 없고 여기저기 다치고 지저분한 모습이었다.
그래도 띵띵이보다는 나았다.
그러던 동글이가 1월쯤에 나타나고는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띵띵이 동글이 주려고 봄에 간식도 한 보따리 사다 두었는데 둘 다 오지 않아 속상했었다.
그 사이 분홍이와 번잡이가 들락거리고 지금은 거의 매일 번잡이만 오고 있다.
번잡이는 이름 그대로 번잡스럽다.
성격이 급해서 밥을 주려고 하면 가만있지 못하고 창고까지 따라왔다가 다시 밥그릇으로 먼저 뛰어가고 난리다.
소리도 낸다. 띵띵이와 동글이는 한 번도 소리 내는 것을 본 적이 없는데 번잡이는 밥 달라고 야옹거린다.
밥을 담은 컵을 부어 주기 전에 들고 있으면 공격적인 소리를 내기도 한다. 빨리 달라는 것이다.
번잡이는 간식 주기도 힘들다.
추루는 차분히 받아 먹는 것은 고사하고 그릇에 짜 주기 전에 달려들어 빼앗으려 한다.
앞 발로 채 가려고 하고 손을 물려고 한다.
한 번은 추루를 빼앗아서 껍질을 막 물어뜯었다. 짜 줄 때까지 참지 못한 것이다.
비닐을 먹을 것 같아 주의를 딴 데로 돌리고 빼앗느라 혼났다.
띵띵이와 동글이, 조심성 많은 분홍이도 그러지 않았는데 정말 별종이다.

정말 보고 싶은 동글이는 7개월째 나타나지 않고 있다.
띵띵이가 왔으니 동글이도 얼굴 한 번 보여 주면 좋으련만...
추루는 동글이가 제일 잘 받아먹는다.
과자도 사놓고 통조림도 사놓았는데... 동글아 보고 싶다... 동글아~~~

작년 10월 동글이
올 1월 마지막으로 본 동글이. 추루 주다가 한 방울 신발에  흘렸더니 놓치지 않고 먹고 있다. 그리고는 더 주세요~~

1월, 마지막으로 본 동글이와 띵띵이가 함께 있는 모습

분홍이와 번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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