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춘1 아치의 노래 때때론 양아치라고 불리우기도 하는 그는 하루 종일을 동그란 플라스틱 막대기 위에 앉아 비록 낮은 방바닥 한 구석 좁다란 나의 새장 안에서 울창한 산림과 장엄한 폭포수, 푸르른 창공을 꿈꾼다 나는 그가 깊이 잠드는 것을 결코 본 적이 없다 가끔 한 쪽 다리씩 길게 기지개를 켜거나 깜빡 잠을 자는 것 말고는 그는 늘 그 안 막대기 정 가운데에 앉아서 노랠 부르고 또 가끔 깃털을 고르고 부릴 다듬고, 또 물과 모이를 먹는다 잉꼬는 거기 창살에 끼워 놓은 밀감 조각처럼 지루하고 나는 그에게 이것이 가장 안전한 네 현실이라고 우기고 나야말로 위험한 너의 충동으로부터 가장 선한 보호자라고 타이르며 그의 똥을 치우고, 물을 갈고, 또 배합사료를 준다 아치의 노래는 그의 자유, 태양빛 영혼 그러나 아치의 노래는 새장 .. 2022. 5. 2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