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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풍농월

心遠地自偏 심원지자편 2018/11/09

by jebi1009 2018. 12. 29.

結廬在人境 결려재인경   사람들 틈에 농막을 짓고 사니   

而無車馬喧 이무거마훤   수레 시끄럽게 찾아오는 사람 없네

問君何能爾 문군하능이   어찌 그럴 수 있는가 물어오니

心遠地自偏 심원지자편   마음이 머니 땅도 저절로 외져서라네

采菊東籬下 채국동리하   동쪽 울타리 아래 국화를 따서 

悠然見南山 유연견남산   유연하게 남산을 바라본다  

山氣日夕佳 산기일석가   산 기운은 해질 녘에 더욱 아름답고  

飛鳥相與還 비조상여환   날던 새들도 무리지어 돌아오네 

此間有眞意 차간유진의   이러한 경지에 참다운 뜻 있으니 

欲辯已忘言 욕변이망언   말하려다 도리어 말을 잊는도다.

 

                                                                                                                            < 飮酒 五> 陶淵明 도연명

 

 

 

 

스님 찻상에 있는 차 봉지를 보니 박남준씨의 차...'심원재'라는 표기가 있어 들여다 보고 있으니 스님이 알려 주신 도연명의 시다.

심원지자편이라.....마음에 드는 싯구일세....








스님 계신 동암 가는 길은 낙엽이 떨어져 길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문경 봉암사에 다녀왔다.

동안거 들어가시기 전에 뵙고 오려고 날을 잡았는데 하루종일 비가 내렸다.

비가 내리니 단풍이 든 나뭇잎들이 더 선명해서 오랜만에 일주문 앞으로 걸어가기도 하고 마애불 가는 다리를 거닐기도 했다.

항상 봉암사에 갈 때는 스님이 계시는 동암에만 들러 뵙고 오곤 했다.

스님과 동행하지 않으면 뻘쭘해서 봉암사 경내를 돌아다니기 좀 그렇다...

일반인들 출입이 없는 곳이라 눈에 띄면 안 될 것 같고 또 분위기도 괜히 무섭다.^^;;

그런데 이번에는 동암에서 나와 돌아가는 길에 잠시 대웅전 앞까지 다녀오는 용기를 내었다. ㅎㅎ

 


봉암사 김장 배추들!  다음주에 봉암사 김장이 시작된다고....





봉암사 일주문






날이 흐려 희양산의 카랑카랑한 봉우리가 보이지 않아 조금은 부드러워 보이는 대웅전.



괜히 쫄려서 요기까지밖에 못 갔다. ㅠㅠ











스님을 뵙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 마음이 편안하다.

별 거창한 말씀을 하시지는 않지만 돌아와 생활하다 보면 생각나는 말씀들이 많다. 참 이상하지?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

누군가 스님께 전한 선물인데 그것이 또 나에게 오게 되었다.

금빛 청와대 글자가 박힌 상자를 보고 내가 흥분하며 낼름 가져왔다. ㅎㅎ 

그런데 살펴보면 지금 문재인 청와대에서 나온 것인지 뭔지....청와대 글자만 있고 문프가 선물한 것인지 전혀 흔적이 없다.   

이거 혹....그냥 파는 건가? 아님 박근혜 청와대 것인가?

내가 이리저리 살펴보며 난리를 떨자 스님께서 그러신다.

'현 청와대에서 받았다 치고 그냥 좋은 쪽으로 생각하자...그럼 되지 뭘....ㅎㅎ'


집에 돌아와 찾아보니 청와대 납품하는 한산소곡주가 있었다.


청와대 소곡주라고 불리는데 잘은 모르지만 판매도 하는 듯?

병 모양을 보니 올해 것은 아닌것 같고... 이리저리 살피다 발견한 것이 병 바닥에 '20171월 병입'이라고 쓰인 스티커.

뭐야...정말 박근혜 청와대?

다시 스님의 말씀을 새긴다.

그냥 좋은 쪽으로 생각하자....문프에게 받은 것으로....ㅎㅎㅎㅎㅎ

그래서 그냥 나 혼자 문프에게 받은 것으로 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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