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진담 2015/02/27 15:50 제비
천재 수학자 엘런 튜링의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을 보러 갔다.
늦은 시간의 영화는 본 적이 없었는데 심야영화까지는 아니라도 9시 영화를 선택했다.
집에서 놀면서 저녁 영화 정도야 봐 주는 것이 예의랄까 ㅎㅎㅎ
이제까지 영화 보고 바로 집에 가서 자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기 때문에 늦은 영화는 보지 않았었다.
영화 보고 술 한 잔은 필수 아닌가...
그런데 늦은 시간의 영화는 다음 날 출근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 차라리 영화를 보지 말고 술이나 먹는 편이 더 나았으므로 항상 술 마시는 시간에 맞춰서 영화를 봤었다.
극장은 집에서 걸어가면 15분 정도.
영화를 보고 나니 11시가 넘은 시간....용가리와 걸어 오면서 그랬다.
'이 시간에 맨 정신으로 집에 걸어가 본 적은 처음 인 것 같다 그치?'
집에 와서 맥주 한 잔 씩 하고 수다 떨다 잤다.
저녁 영화라 예매는 하지 않았다.
이제는 우리도 이런 것 잘 따지면서 살아야 한다고 할인되는 카드도 알아 보고는 챙겼다.
저녁 먹고 추리닝에 외투 하나 걸치고 나섰다.
밤에 나가니 뭐 찍어 바르지 않아도 되고 옷도 떨쳐 입지 않아도 되니 만고땡이다.
코엑스몰 공사 중이었을 때 갔었는데 지금은 리모델링 되어서 좀 달라져 있었다.
티켓 판매대가 확 줄어 있어서 조금 헷갈렸다.
여기가 예매 전용 창구인가, VIP전용 창구인가....그럼 일반 티켓 판매 창구는 어디인가..
게다가 판매 창구에 대기 번호가 있어서 함부로 다가가 물어 볼 수도 없었다.
번호표는 어디에서 뽑는가...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비어 있는 창구에 가서 물었다.
'극장표 어디서 사요?'
'여기서 하시면 됩니다. 지금 대기 손님 없으시니 바로 해 드릴게요'
아...'극장표 어디서 사요'가 뭐냐....영화표도 아니고...창구 직원도 살짝 당황한 듯..
모니터를 보고 좌석을 고르란다.
계산을 기다리던 용가리는 화면을 열심히 보더니 '이게 몇 번이냐?' 글씨가 작아 안 보인단다.
직원이 용가리가 선택한 좌석을 대충 보고는 깜빡거리게 만들더니
'깜빡거리는 좌석이 선택하신 곳 맞나요?' 그런다.
이제 카드로 결재.
돌아서서 나오는데 일부러 챙겨온 카드가 아니라 엉뚱한 카드로 결재했다.
즉 할인이 되지 않는 카드...
어떡해..다시 가서 말해...싫어...쪽팔려...
우리가 그렇지 뭐...
그렇게 두리번거리며 찾았던 번호표 기계가 표 사고 나오니 떡하니 눈에 들어온다.
용가리가 화장실 다녀 와서는 그런다.
손을 씻으려는데 물이 안 나와 수도꼭지를 이리저리 헤집었단다.
수도 꼭지가 눌러도 안 되고...옆 사람이 옆으로 미세요..그랬단다.
우리 지리산 아직 내려가지도 않았는데 무슨 산골에서 올라온 사람 같다.
두리번거리다 극장표 어디서 사냐고 묻지를 않나 노안이라 좌석도 못 고르고 카드도 잘 못 내고...
게다가 화장실에서 손도 못 씻고..ㅎㅎㅎㅎ
일찌감치 영화관으로 들어갔다.
좌석을 찾는데 좌석 번호가 없다.
습관처럼 좌석 뒤, 팔걸이 위를 봤는데 숫자가 없다.
또 두리번거리다 발견. 떡하니 위자 등받이에 있지 않은가...
우리 산골도 보통 산골에서 온 것이 아닌가벼.....ㅋㅋ
내가 전에 엄마에게 그랬었다.
엄마..조금 모른다고 자꾸 사람들에게 물어보지 마..
잘 찾아 보면 어딘가에 다 표시가 있다고..
나이 많다고 뻔히 보이는데 자꾸 젊은 사람한테 물어보지 마..
엄마도 다 할 수 있어..
급 반성했다. 우리도 두 번이나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봤다. 그리고 물어보고 나니 옆에 표시가 있었다.
엄마 미안해...조금 찾아 보고 아니면 물어봐도 괜찮겠어 ㅠㅠ
이제 지리산에 내려가면 서울에 오더라도 극장구경하기 힘들겠다...
그때가 되면 이 늙은 촌것들이 오죽하랴...쩝...
* 내가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
내가 사는 아파트가 보통 아파트가 아니었던 것이다.
어쩐지 작년에 공짜로 태극기를 다 나누어 주더니...
이러다가 정말로 그녀가 국기봉을 다시 부활하고 국기 하강식을 할 것 같다.
부부싸움 하다가도 국기 하강식에 경례를 하려고 일어서는 장면이 감동적이었다는 그녀가 아닌가...
코믹하게 봐야 할 장면도 애국의 감동으로 받아들이는 그녀가 아닌가..
정말 할 것 같다.
다섯시면 가던 길 멈추고 경건하게 서 있어야 하고 극장에서도 일어나 경견하게 애국가를 들어야 할 날이.
그런데 애국가 듣고 야한 영화 보려면 좀 뻘쭘하겠다.
늦은 시간의 영화는 본 적이 없었는데 심야영화까지는 아니라도 9시 영화를 선택했다.
집에서 놀면서 저녁 영화 정도야 봐 주는 것이 예의랄까 ㅎㅎㅎ
이제까지 영화 보고 바로 집에 가서 자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기 때문에 늦은 영화는 보지 않았었다.
영화 보고 술 한 잔은 필수 아닌가...
그런데 늦은 시간의 영화는 다음 날 출근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 차라리 영화를 보지 말고 술이나 먹는 편이 더 나았으므로 항상 술 마시는 시간에 맞춰서 영화를 봤었다.
극장은 집에서 걸어가면 15분 정도.
영화를 보고 나니 11시가 넘은 시간....용가리와 걸어 오면서 그랬다.
'이 시간에 맨 정신으로 집에 걸어가 본 적은 처음 인 것 같다 그치?'
집에 와서 맥주 한 잔 씩 하고 수다 떨다 잤다.
저녁 영화라 예매는 하지 않았다.
이제는 우리도 이런 것 잘 따지면서 살아야 한다고 할인되는 카드도 알아 보고는 챙겼다.
저녁 먹고 추리닝에 외투 하나 걸치고 나섰다.
밤에 나가니 뭐 찍어 바르지 않아도 되고 옷도 떨쳐 입지 않아도 되니 만고땡이다.
코엑스몰 공사 중이었을 때 갔었는데 지금은 리모델링 되어서 좀 달라져 있었다.
티켓 판매대가 확 줄어 있어서 조금 헷갈렸다.
여기가 예매 전용 창구인가, VIP전용 창구인가....그럼 일반 티켓 판매 창구는 어디인가..
게다가 판매 창구에 대기 번호가 있어서 함부로 다가가 물어 볼 수도 없었다.
번호표는 어디에서 뽑는가...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비어 있는 창구에 가서 물었다.
'극장표 어디서 사요?'
'여기서 하시면 됩니다. 지금 대기 손님 없으시니 바로 해 드릴게요'
아...'극장표 어디서 사요'가 뭐냐....영화표도 아니고...창구 직원도 살짝 당황한 듯..
모니터를 보고 좌석을 고르란다.
계산을 기다리던 용가리는 화면을 열심히 보더니 '이게 몇 번이냐?' 글씨가 작아 안 보인단다.
직원이 용가리가 선택한 좌석을 대충 보고는 깜빡거리게 만들더니
'깜빡거리는 좌석이 선택하신 곳 맞나요?' 그런다.
이제 카드로 결재.
돌아서서 나오는데 일부러 챙겨온 카드가 아니라 엉뚱한 카드로 결재했다.
즉 할인이 되지 않는 카드...
어떡해..다시 가서 말해...싫어...쪽팔려...
우리가 그렇지 뭐...
그렇게 두리번거리며 찾았던 번호표 기계가 표 사고 나오니 떡하니 눈에 들어온다.
용가리가 화장실 다녀 와서는 그런다.
손을 씻으려는데 물이 안 나와 수도꼭지를 이리저리 헤집었단다.
수도 꼭지가 눌러도 안 되고...옆 사람이 옆으로 미세요..그랬단다.
우리 지리산 아직 내려가지도 않았는데 무슨 산골에서 올라온 사람 같다.
두리번거리다 극장표 어디서 사냐고 묻지를 않나 노안이라 좌석도 못 고르고 카드도 잘 못 내고...
게다가 화장실에서 손도 못 씻고..ㅎㅎㅎㅎ
일찌감치 영화관으로 들어갔다.
좌석을 찾는데 좌석 번호가 없다.
습관처럼 좌석 뒤, 팔걸이 위를 봤는데 숫자가 없다.
또 두리번거리다 발견. 떡하니 위자 등받이에 있지 않은가...
우리 산골도 보통 산골에서 온 것이 아닌가벼.....ㅋㅋ
내가 전에 엄마에게 그랬었다.
엄마..조금 모른다고 자꾸 사람들에게 물어보지 마..
잘 찾아 보면 어딘가에 다 표시가 있다고..
나이 많다고 뻔히 보이는데 자꾸 젊은 사람한테 물어보지 마..
엄마도 다 할 수 있어..
급 반성했다. 우리도 두 번이나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봤다. 그리고 물어보고 나니 옆에 표시가 있었다.
엄마 미안해...조금 찾아 보고 아니면 물어봐도 괜찮겠어 ㅠㅠ
이제 지리산에 내려가면 서울에 오더라도 극장구경하기 힘들겠다...
그때가 되면 이 늙은 촌것들이 오죽하랴...쩝...
* 내가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
내가 사는 아파트가 보통 아파트가 아니었던 것이다.
어쩐지 작년에 공짜로 태극기를 다 나누어 주더니...
이러다가 정말로 그녀가 국기봉을 다시 부활하고 국기 하강식을 할 것 같다.
부부싸움 하다가도 국기 하강식에 경례를 하려고 일어서는 장면이 감동적이었다는 그녀가 아닌가...
코믹하게 봐야 할 장면도 애국의 감동으로 받아들이는 그녀가 아닌가..
정말 할 것 같다.
다섯시면 가던 길 멈추고 경건하게 서 있어야 하고 극장에서도 일어나 경견하게 애국가를 들어야 할 날이.
그런데 애국가 듣고 야한 영화 보려면 좀 뻘쭘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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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신 영화는 괜찮았나요?
스무살 무렵 대흥동 동시상영관에 캡틴큐 한 병 사가지고 들어가서
영화 두편 보구 나오던 시절이 생각나네요.
적당히 취해가며 영화 보던 재미가 참 쏠쏠했었는데~~
좀 아까 뉴스 보니 차떼기 총리에 이어 비서실장도 차떼기네요.
구려도 너무 구려요.
오~ 캡틴큐!
영화는 괜찮았어요..
저는 그녀가 하는 일에 이제 어떤 기대도 관심도 없답니다. 그저 시간만 빨리 흐르기를 바랄 뿐...
오 캡틴큐~~
전 고2 수학여행때 대흥동 살던 친구가 천안삼거리에서 산 하야비치 한병을 원샷하여 걔 뒤치닥거리 하느라 무지 고생했던 추억이...
그게... 모르면 다 촌놈(?)짓을 해요. 단지 시골에서 도시로의 방문이 아닌, 어디를 가든 낯선 곳, 처음 해보는 것에는 다 그렇다는 것을 깨달은 게 오래지 않습니다. 여기도 화장실마다 세면기와 변기의 작동법이 다 달라요. 햇갈리죠. 신호등도 건너려면 방향에 맞춰 버튼을 찾아 눌러줘야 하는데 그걸 몰라서 멍 때리고 한참 그냥 서있기도 해요. ㅎ...카드 결제기도 매장마다 달라서 결제 메뉴가 다르게 뜨면 헷갈려요. 그래서 내린 결론이 촌놈과 바보가 따로 있는게 아니라 뭘하든 어딜가든 내 집 나서면 그때부터 누구나 그럴 수 있다예요. ^^
멍충하고 어리숙한 것을 인정하며 살아야죠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