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가리가 다니는 공방에 새로운 수강생으로 등록(?)했다.
등록 절차야 조각가 스승님이 오케이 하면 되는 것인데 다행스럽게 짤리지는 않았다 ㅎㅎ
세밀하게 치수 재고 꼼꼼하게 잘라내고 맞추고...하는 가구제작은 별 흥미가 없었지만
그릇이나 각종 소품을 만들거나 조각하는 것은 사부작사부작 내 맘대로 해도 될 것 같아서
공방에 다니기로 했다.
역시...세상만사 쉬은 일은 없는 법!
자연스레 깎아 만든 칼 자국이 진짜 그냥 자연스레 되는 것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기본 모양은 끌과 망치로 파 내고 칼로 다듬어 깎아 내는데 참 맘대로 되지 않았다.
예쁜 칼자국이 나는 것이 아니라 곰보딱지같이 뜯어 먹게 되는 것이다..힝~
팔은 아프고 손가락은 벌써 까지고...ㅠㅠ
처음 잡아보는 칼과 망치...그리고 나무 냄새와 그 감촉만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다음에는 살짝 울퉁불퉁해도 칼자국 많이 남기지 않고 매끈한 접시를 만들어봐야겠다.
가죽나무에 셀락 천연 마감제로 세 번 칠했다.
용가리는 서랍장 대패질에 여념이 없다. 계속 다듬고 깎아가면서 장을 끼워 맞춰야 한다.
조각가가 선생님은 내가 그릇을 깎고 용가리가 서랍장 대패질을 하는 동안 불상 조각하고 남은 전단향으로 염주를 만들고 있었다. 하나하나 손으로 깎아 매듭처리했다. 잠시 봉암사에서 다니러 오신 스님께 드렸다.
사부작사부작 내어 말리던 고추를 드디어 방앗간 가서 빻았다.
양이 너무 적어 안 해 주면 어쩌나 했지만
방앗간 아줌머니는 '이게 양이 나올라나..'갸우뚱 하시며 그래도 기계에 넣어주셨다.
only 태양에만 의존하여 말린 고추!!
내 고추가 가루가 되어 나오자 감격스러웠다.
이 감동의 순간을 사진으로 남겼어야 했는데....
'얼마 드려요?'
'500원!'
500원으로 어떤 거래를 해 본 적이 오래간만이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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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 부부 탄생이네요. ㅎ...제 시아버님이 목수이신데, 젊어서부터 집 짓고 다리 놓고 하는 건축일과 목재 다루는 일을 주업으로 하시다가 나중에 식당을 하셨거든요. 그때부터 목수는 부업이자 취미였지요. 해 마다 자식들에게 필요한 작은 가구나 소품을 만들어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십니다. 당신에겐 1년 동안 꾸준히 계획을 짜고 만들고 하신 결과물이지요. 탁상시계, 스툴, 테이블, 캐비넷, 등등 저희 집 곳곳에 선물들이 있습니다. 목수와 농부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직업이지요. ^^
무엇보다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목수와 농부는 멋지고 좋은 직업인 것 같아요...아직 우리야 직업이라 할 수는 없어서 ㅠㅠ
사브작사브작 생산적인!!!
원래 있던 재료의 모습을 잠깐 바꾼 것 뿐인데 무언가를 생산한 것 같은 이 뿌듯함! ㅎㅎㅎ
저도 가까이에 살면 수강생이 되고 싶네요.
huiya님은 하시면 참 잘 하실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