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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풍농월

도라지 2017/12/01

by jebi1009 2018. 12. 29.

       

요 며칠 날씨가 따뜻하고 햇살이 좋아 도라지를 캤다.

딱히 언제 캐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꽃이 지고 꽃대가 마르면 캐도 된다고 해서 일단 몇 개만 캐기로 했다.

수월암에서 가져온 도라지는 한 3년 쯤 되어서 캐야 했다.

한 번 옮겨 심었는데 서너 개는 죽은 것 같다. ㅠㅠ

올 봄에 심은 도라지도 수월암 도라지 근처에 있는 것은 같이 캤다.

일년 동안 큰 것인데도 꽤 먹을만 하게 컸다. 신기~

나머지 돌담 밑에 심은 도라지들은 1년 더 두었다가 캐야겠다.

이번에 캔 도라지들은 모두 서울 엄마에게 보냈다.

저 도라지들을 다듬어 먹을만큼 그렇게 도라지가 땡기지는 않았다.

도라지 정과를 만들어볼까...도 생각했었지만 캐서 막상 도라지를 보는 순간

저것에 손을 대서 다듬다가는 도라지 지옥을 맛보겠구나..하는 생각이 더 강했다.

엄마는 도라지 보내드린다니 엄청 좋아하셨다.

큰 도라지는 배, 은행을 넣고 달이고 자잘한 것들은 잘 씻어서 무쳐 먹는다 하셨다.

물론 친구들에게 자랑하며 나누어주시기도....ㅋㅋ

내년 도라지는 대충 씻어서 그냥 술을 부어버릴까? ㅎㅎ

아...더덕은 어째야 할지 모르겠다. 계속 두면 썪을 것 같기도 하고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

내년에는 더덕도 좀 파봐야겠다.






올해의 MVP를 수상한 도라지 ㅎㅎㅎ




파도 조금 거두어서 냉동실에 저장했다.

내년 새로운 파를 거둘 때까지 먹을 요량으로 큼직큼직과 송송송으로  따로 썰어 비닐팩에 꽉꽉 채워 넣었다.

파 써는 데 시간이 꽤 걸렸다.

손가락에 작은 물집이 잡힐 정도...

그런데 이상하게 그렇게 맵지는 않았다.

보통 파 한 판 썰고 나면 눈물 콧물이 줄줄 흐르는데 이번에는 그렇게 맵지가 않았다.

달큰한 냄시까지 나는 듯했다.

파를 바로 뽑아 큼직하게 썰어 볶음요리에 넣어 먹어보면 정말 달큰하다.

이번 파 농사도 성공적이다.

작년 파는 파란 부분만 너무 많았는데

올해는 흙을 두어 번 더 덮어 주었더니 하얀 부분이 많고 아주 굵고 튼실하게 자랐다.

처음에는 조금만 남기고 다 뽑아서 저장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양이 엄청 많았다.

20퍼센트 정도만 뽑았는데도 양이 많았다.

나머지는 먹는데까지 먹지 뭐....







파초도 동면에 들어갔다.

줄기를 자르고 얼지 않도록 잘 덮어주었다.







이제 마당에서 할 일은 거의 다 한 듯....

며칠 전부터 자기 전에 조금씩 물을 틀어 놓는다.

이제 정말 겨울이다.

잠자기 전 이불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옷을 갈아 입으면 한 무더기의 옷이 쌓이는,

아침 일어나 또 한무더기의 옷을 차례차례 꿰어 입는,

모자와 목도리가 아주 중요한,

장갑과 두꺼운 양말이 필수인,

겨울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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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hippy 2017/12/03 08:32

    한국서 올 때 미리 캐나다 춥다고 내복을 챙겨 왔어요. 한국서 아파트 생활 하면서 입은 적이 없다가 일부러 장만해 왔지요. 근데...ㅎ, 여기서도 입을 일은 없어요. 워낙 길거리를 다닐 일이 없고 실내는 어디든 난방이 어마하게 돌아가기 때문에 외투조차 입고있기 힘들죠. 오직 밖에서 일할 때만 필요해요. 그러니 대부분은 겨울 외투 안에 가볍고 얇거나 반팔을 입기도 하지요.
    집안은 추위에 익숙한 남편과 딸 때문에 21-23도 사이를 유지하고 자는 동안엔 17도 정도로 해놓아요. 전 가벼운 조끼를 하나 더 걸치거나 담요를 쓰거나 하죠. 살아보니 캐나다 보다 바깥으로 자주 드나들고 다닐 일이 많은 한국 겨울이 더 챙길 게 많은 것 같아요. ^^

    • 제비 2017/12/16 10:15

      내복 없으면 아니되어요~
      10월부터 4월까지는 장착하는 것 같아요 ㅎㅎ

  2. 벨라줌마 2017/12/09 16:13

    큰도라지에 무청말린 것 넣어 끓인 물..... 벨라줌마 가족에게도 필수 먹거리인 시기가 왔습니다. 모스크바 너무 추워요...... 힝. 오장육부가 얼어버리는 듯한 느낌이 드는 추위.... 마음이 허해서 그런가봅니다. 이럴때 필요한건 사랑 ㅎㅎㅎㅎㅎㅎ 요즘 주변의 친한 지기들에게도 남편에게도 세레나에게도 안아달라 때쓰는 웃픈행동.... 애정결핍의 벨라줌마 투정부리고 갑니다 ^^

    제비님도 겨울 준비 단단히 하시길요! 물론 용가리님이 옆에 딱 계시니 걱정은 안들지만요 ^^

    • 제비 2017/12/16 10:17

      옆에 계시면 도라지, 배, 은행 넣어 끓인 물 한 주전자 드리고 싶네요..
      벨라님 자~
      두팔 벌려 안아드립니다. 그리고 등도 토닥토닥....
      사랑하는 두 사람과 딱 붙어 따뜻하게 겨울 나시기를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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