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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풍농월

첫눈 2017/11/27

by jebi1009 2018. 12. 29.

       

눈이 내렸다.

23일 목요일 첫눈이 내렸다.

천왕봉에 눈이 세 번 오면 마천에도 눈이 내린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천왕봉에 눈이 내리지 않았는데 간청재 마당에 눈이 내렸다.

간청재 내려온지 두 번째 맞이하는 겨울....

세상이 너무도 고요한 가운데 눈이 내렸다.

나는 뜨개질을 하다가 책을 보다가 창밖을 보다가 내리는 눈을 보았고

용가리는 기타줄을 고르다가 창밖의 눈을 보았다.

우리는 동네 강아지도 아니고 까불거리는 아이들도 아니었지만 마당으로 나가 눈을 맞았다.














다음날 천왕봉 봉우리가 하얗다





고요한 나날들이다.

유일한 이웃인 건너편 아저씨는 두어달 째 집을 비우고

가끔 우체국 아저씨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체통에 우편물을 넣고 간다.

며칠 동안 면에도 읍에도 나가지 않았으니 인기척 느껴본지 꽤 오래 된 것 같다.


우리 둘이 여기서 죽어도 아무도 모르겠다.

그러게...

아니다.. 딸내미가 생활비 들어오는 날에 생활비 안 들어오면 전화하겠지..

맞아 ㅎㅎㅎ


이렇게 고요함이 온 몸과 마음을 가득 채우는 풍성함을 주는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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