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전 쯤 심었던 감자에서 싹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감자싹이 올라오는 모습은 상추 등의 잎채소 씨앗을 뿌렸을 때 싹이 나는 느낌과 매우 다르다.
잎채소 씨앗은 땅 위에 뿌려서 흙을 살짝 덮는 정도지만 감자는 10센티미터 이상 깊게 심기 때문에 그 싹이 올라오려면 땅이 갈라지는 느낌이 난다.
평평하게 다져진 밭 이랑에 미세하게 금이 가고 들썩들썩한 느낌이 나면서 파란 놈이 삐죽 나오는 것이다.
작은 지진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저 밑에서부터 땅을 치받고 올라오는 그 여린 잎의 힘은 정말이지 신비롭다!!
며칠 전부터 새 한 마리가 누마루 옆 큰 밤나무에 붙어서 부리를 쪼아대고 있었다.
엄청난 열정과 노력으로 부지런히 붙어서 쪼아대더니 드디어 왕궁을 하나 만들었다.
정말 신비로운 것이 어쩜 저렇게 동그랗게, 거의 완벽한 원을 만들 수 있을까....참으로 감탄을 자아내는 신비로움이다.
왕궁 안을 들여다 보고 싶지만 비탈진 곳, 키보다 높은 곳에 있어 사정이 여의치 않다.
용가리는 왕궁 안에 새가 쏙 들어가 있는 것을 봤다고 한다.
도저히 궁금해서 못 참을 것 같으면 발판이라도 하나 들고 기어 올라가 그 안을 들여다 봐야 할 것 같다.
엊그제 고사리밭 가는 길에 엄나무를 보니 순이 나왔다.
순을 따려고 아래 땅에도 가 보니 엄나무에 작은 순이 오종종 달려 있다.
그런데 대여섯 그루 중에 한 나무만 이미 순이 다 펴서 거의 나뭇잎이 되어 있었다.
바로 옆에 있는 나무는 이제 순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말이다...
등치도 비슷하고 위치도 같은 곳에 있는 나무들인데 어째서 한 나무만 저렇게 급하게 잎을 냈을까...신비하다.
혼자 파란 잎들을 달고 있어 멀리서 보고는 다른 나무인 줄 알았다.
위에 있는 한 그루만 빼고 다른 엄나무들은 다 요런 상태다.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 찍어 소주 한 잔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