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텔레비전을 거의 보지 않지만 오며 가며 보게 되는 프로가 있다.(반면 용가리는 일단 모든 일상이 텔레비전을 켜고 시작된다)
맛있는 녀석들과 삼시 세끼.
텔레비전을 켜면 어김없이 나오는 프로그램이라서 저녁밥 먹으며 볼 때가 많다.
삼시 세끼는 차승원과 유해진 콤비가 재미있어서 보는 편인데 시간 맞춰서 보지는 못하고 그저 텔레비전을 켰을 때 나오면 보게 된다.
그런데 워낙 재방송을 많이 하니까 보는 확률이 높다.
맛있는 녀석들은 정말 정말 재방송을 많이 해서 채널을 돌리면 어김없이 나온다.
밥 먹을 때는 별 집중하지 않아도 되는, 그저 곁눈질로만 봐도 되는 그런 프로를 보면 좋은데 그게 맛있는 녀석들이다.
게다가 밥을 먹을 때 먹는 방송을 보면 더 맛있는 것 같고 또 먹고 싶은 것도 생기니 나름 괜찮다.
매일 둘이서 그저그런 음식들을 대충 먹는데 그런 프로를 통해서 나름 먹는 것에 의욕이 생기니 좋은 점이다.
그리고 네 명의 케미가 웃음을 주기 때문에 좋다.
어제 오전 용가리가 텔레비전을 켰는데 삼시 세끼를 하는 것이다.
거기서 유해진이 각고의 노력 끝에 아주 커다란 참돔을 잡는 장면이 나왔다.
유해진은 지난 시즌에서도 바다낚시를 계속했는데 한 마리도 잡지 못했었다.
그런데 5년 만에 그야말로 월척을 한 것이다.
내가 다 마음이 뿌듯해졌다. ㅋㅋㅋ
그리고 그 돔을 해체하고 회를 떠 먹었다. 생선을 해체하고 회를 뜨는 차승원 정말 대단!!
그것을 보고 나니 도미가 넘나 먹고 싶어졌다.
나는 생선회 중에서 도미회를 제일 좋아한다. 특히 껍질 참돔회(참돔 마스까와? 참돔 유비끼?)를 제일 좋아한다.
먹고 싶으면 먹어야지~~
텔레비전 보고 나서 얼른 세수하고 삼천포로 도미회 사러 갔다.
마침 멸치도 떨어져서 사야 했으므로(사실 멸치는 택배로 받아도 된다) 우리가 삼천포로 가야만 하는 구실을 하나 더 만들었다.
삼천포 수산시장에서 큼직한 도미를 고르고 회가 마련될 때까지 기다리는데 다른 손님들이 왔다.
그 손님들도 도미를 골랐다.
그런데 그 집의 단골손님인 듯했다.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서 있었는데 주인아저씨가 다른 손님의 도미를 잡으며 우리를 보고는 '같은 손님인데 누구는 주고 누구는 안 주면 안 되지'하신다. 그러더니 멍게를 손질하시는 거다.
그러니 옆에 있던 아주머니가 어색하게 웃으시며 '아이고 저분들은 우리 단골이라서..'
무슨 일인가 했더니 우리 다음에 온 손님들이 단골이라 작은 생선 한 마리를 덤으로 주셨나 보다.
그런데 우리가 멀뚱하니 서 있으니 아저씨가 우리까지 챙겨주신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서 있었을 뿐인데 멍게가 생겼다. ㅎㅎㅎ
가깝지 않은 거리지만 그래도 나름 바다도 구경하고 먹고 싶던 도미회도 먹고...
유해진이 도미를 잡지 않았다면 못 먹었을 뻔했다. ㅎㅎ
사는 게 별거냐... 먹고 싶은 것 먹고 소주 한 잔 마시고 배부르게 잠자면 장땡이지.
아침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보람찬 하루를 만들었다.
그리고 멸치와 도미회는 재난지원금으로 샀으니 더욱더 보람차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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