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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진담

생일

by jebi1009 2020. 5. 28.

지난주 용가리 생일이었다.

우리는 아침을 먹지 않지만 전부터 엄마가 생일에는 아침상을 차려 주셔서 생일에는 아침을 차려 주어야만 할 것 같은 찜찜한 기분이 든다.

게다가 엄마는 항상 박서방 미역국 끓여 주었냐며 나에게는 압박(?) 문자와 사위에게는 축하 문자를 보내시니 그냥 넘어가기가 쫌 그렇다.

내 생일에는 박서방에게 내 미역국 끓여 주라고 문자 보내야 하는데 그 날은 그냥 나에게만 맛있는 것 사 먹으라고 보내신다.

항상 문자와 함께 생일 축하금을 조금 보내 주시는데 내 통장으로 주시니 용가리 생일돈이나 내 생일돈이나 다 내 꺼다~ ㅋㅋ

우리집은 찰밥에 미역국이 기본이었으므로 전에는 찰밥도 했었다.

그런데 작년인가? 그때는 오뚜기 미역국라면으로 대체했다. ㅎㅎ

반찬은 언제나 정답인 달걀말이.

달걀말이는 항상 환호하며 반기지만 자주 하지는 않는다. 왜냐면 그래야 귀한 줄 아니까...ㅋㅋ

쌀 씻어 밥하고 미역 불려 국 끓이고 달걀 풀어 달걀말이...이 3가지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우리집 부엌에서는 말이다...

우리집 부엌에서 이렇게 여러 가지를 하려면 시간과 동선을 아주 디테일하게 생각하고 계획해야 한다.

그리고 사용되는 그릇이나 용구들도 최소화하기 위해 작전을 짜야한다.

틈틈이 그릇을 씻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아 참 이 와중에 썰어 놓은 김치가 떨어져서 김치까지 썰었다.

참고로 나는 김치 써는 것이 참 귀찮고 싫다.

 

어쨌든 점심이 다 되어서 생일상을 차려 주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생일상의 음식보다는 밥상을 내가 직접 턱 밑까지 가져다주는 퍼포먼스다.

용가리는 앉아서 내가 가져다 주는 밥상을 일 년에 딱 한 번 받는 것이다.

 

 

 

읍내 나가서 케잌 사 오고 저녁에는 온라인으로 주문한 꽃게를 쪄 먹었다.

생각지도 못한 생일 축하금이 생겨 조금 비싸지만 꽃게를 먹기로 한 것이다.

산속에서는 항상 바닷가 음식이 아쉽다.

게다가 우리는 생선회, 해산물, 게, 새우 등등을 엄청 좋아하는데 이곳에서는 큰 맘먹지 않으면 먹기 힘들다.

좀 아쉬운 대로 꽃게찜을 맛나게 먹었다. 생일 축하금을 찬조해 주신 분께 감사~~

 

 

** 읍내 나간 김에 대파 모종도 사 와서 심었다.

   이제 심을 것은 모두 다 심었다.

   그런데 어째 날씨 때문인지 (누구는 윤달이 들어서 그렇다고도 하고) 심어 놓은 작물들이 영 신통치가

   않다.

   고추나 토마토가 하나도 자라지 않는다.

   자라지 않은 채 열매가 달려서 황급히 꽃을 다 따주었는데 이렇게 하는 것이 맞는지 잘 모르겠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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