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눈이 온다는 예보가 있었다.
별생각 없이 있다가, 아니지... 또 며칠 나갈 수 없을지 모르지...
오후 읍내에 나가서 냉장고에 몇 개 남지 않은 소주 맥주 사고, 도서관에 가서 책도 빌리고, 용가리 이발도 했다.
돌아와 보일러 기름도 주문했다. 일요일이라 망설였지만 전화해 보니 배달이 가능하다고 했다.
오후 늦은 시간이지만 주유소에서 기름이 왔다.
내일 눈 소식에 여기저기서 주문을 많이 하는 바람에 여러 군데 들렀다 오느라 늦었다 하셨다.
카드 단말기까지 챙겨오지 못한 채 다니느라 나중에 나올 일 있을 때 들러서 계산해 달라고....
오늘 일어나 덧문을 여니 눈이 엄청나게 내렸고 또 내리고 있다.
어제 기름 채워 놓기를 잘했구나....
이번에는 택배 올 것도 없고 커피 주문도 없으니 마음 편하게 눈 구경이나 하면 되겠구나 ㅎㅎ
일주일 전부터 용가리와 아침에 간단하게 스트레칭 요가를 시작했다.
30분 정도?
스트레칭이라도 하자는 용가리 말에 유튜브를 찾아보니 꽤 많은 영상들이 있었다.
간단한 아침 요가, 몸을 풀어주는 스트레칭 요가... 등등
적당한 영상을 찾아 동작을 따라 하는데 '편안하게 호흡하세요... 편안하게 자세 유지하시고...'등의 멘트가 나오자
용가리가 옆에서 중얼거린다.
'아 씨발.. 힘들어 죽겠는데 뭘 편하게 하라고 그래..'
그 소리를 듣고 나는 빵 터졌다. ㅋㅋㅋ
자기는 한순간도 편한 순간이 없단다. ㅎㅎ
나는 예전에 요가를 좀 했었기 때문에 동작이나 자세가 그리 불편하지는 않은데 처음 하는 용가리는 아주 죽겠단다.
요가 영상을 찾던 중 남자 선생이 하는 요가 영상도 있었다.
'요가 소년'이라는 영상인데 소년과는 완전 다른 이미지의 남자 선생이 하는 영상이다.
그 영상으로 했더니 '저거 봐라.. 남자들은 다리가 저렇게 되잖아 저렇게... 저게 정상이지..'
남자 선생을 더 편해하는 것 같아 이틀 째 요가 소년 동영상으로 스트레칭을 했다.
창 밖으로 눈발이 펄펄 날리는 순백색의 풍경을 보면서 요가 스트레칭을 했다.
커피 마시며 눈 구경하며 서울 쌤들에게 눈 사진 보내며 이번 눈은 아무 걱정 없어 좋다는 톡을 했다.
그런데!! 나무님이 어제 나에게 구운 김을 보냈다며...'잉잉잉ㅠㅠ~~ 이모티콘'을 함께 보냈다.
용가리와 나는 빵 터졌다.
눈만 오면 택배 등등의 일이 생기는 징크스가 여지없이 생겨 웃기기도 했지만
감사한 선물 보내 놓고 미안해하는 나무님이 귀엽기도 하고 고맙기도 해서였다.
나무님 걱정 마세요~~ 김은 우리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어요~~ 그리고 선물 보내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