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봉암사를 거쳐 간청재까지 오게 된 제주 수선화....
봄이 오기 전에 꽃을 보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틀린 것 같다.ㅠㅠ
잎이 자라기는 엄청 쑥쑥 잘 자라는데 꽃이 맺히지는 않았다.
키만 커서 집안에 있는 튀김 젓가락을 기둥으로 삼아 실로 묶어 주었는데 어느 날 아침에는 그 실을 타고 넘어 잎들이 다 널부러져 있기도 했다.
나중에는 튀김 젓가락을 이어 붙여 더 길게 기둥을 대어 주었지만 키만 크고 꽃은 소식도 없다가 끝이 시들어가기 시작..
봄이 되면 구근을 캐서 따로 보관해야 한다고 하니 이제 얼마 있지 않아 화분 정리를 해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언제 구근을 캐야 할지 모르겠다.
아직도 잎이 자라고 있는데 말이다....
인터넷 검색하니 누구는 잎이 마를 때까지 그냥 놔 두다가 아주 바짝 마르면 구근을 캐라고 하고,
또 누구는 캐지 말고 그냥 마른 채 화분에 두는 것이 더 좋다고 하고...
솔직히 구근을 따로 캐서 보관하고 또 때가 되면 다시 심고 하는 것은 참 어렵기도 하고 자신도 없고 번거롭기도 하다.
꽃이나 나무는 마당에 있는 것이 좋은데 화분은 딱 질색이다.
손이 많이 가고 신경도 많이 쓰이고...
마당에 있는 꽃들이야 피어나면 좋고 아니어도 땅에 있는 것이니 마음이 불편하지는 않은데
화분에 있는 식물들은 마음이 쓰인다.
그래도 이왕 이곳까지 온 손님이니 올 가을에 한 번 더 도전해 봐야겠다.
엊그제만 해도 봄이 온 것 같았는데 다시 눈보라 매섭게 몰아치는 겨울이 되었다.
눈이 쌓이고 쌓인 눈이 바람에 날리고 처마에 고드름이 주렁주렁...
오늘 띵띵이가 왔다.
열흘 정도 오지 않아 용가리와 엄청 걱정했다.
어디 아픈가...다쳤나...혹시...설마...
날씨까지 매서우니 더 걱정이었다.
분홍이는 두어 번 다녀갔는데 띵띵이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띵띵이가 능청스럽게 툇마루에 앉아 있는 것이다.
기특하고 반가운 마음에 좋아하는 통조림 하나를 하사했다.
어찌나 잘 먹던지....그릇이 반짝반짝...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