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에 걸친 숙제를 드디어 마무리했다.
작년 초(재작년 연말인가?) 손뜨개로 만들었던 스웨터를 다시 풀었다.
만들 때는 멋스럽다고 생각한 도안이 막상 입어 보니 소매가 너무 넓어 코트나 패딩 안에 입기도 애매하고 너불너불 자꾸 늘어져서 불편했다.
잘 입게 되지 않으니 아까운 마음에 새로운 모양으로 다시 뜨기로 마음먹었다.
실을 풀고 적당한 도안을 골라 뜨기 시작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고 보니 적당한 도안이 아니었다.
할 수 있을 것 같아 도전했던 무늬 뜨기가 나를 엄청 괴롭혔다.
도안대로 그대로 하면 처음에는 좀 헤매도 나중에는 패턴을 익혀 그럭저럭 할 수 있는데,
크기를 조정하려고 하니 난리도 아니었다.
길이와 넓이 모두 조금씩 늘이려고 하니 패턴의 반을 늘여야 했다.
그래서 앞 뒤 소매까지 조정하느라 머리가 깨지는 줄.....ㅠㅠㅠ
그냥 무늬는 놔두고 평 뜨기로 늘릴 것을 괜히 무늬를 반 개 늘이느라 고생고생..
어찌어찌 한 판을 완성하고는 질려서 조금 두었다가 다시 뜨기 시작하면 또 기억이 가물가물...ㅠㅠ
그렇게 2년을 끌었다.
올해는 끝장을 보고 말리라... 다짐하고 시작해서 드디어 끝냄.
이번 뜨개질은 정말 개미지옥이었다.
한 번 들어가면 빠져나올 수 없는 개미지옥...
밝은 대낮에 고개 박고 시작하면 어둑해져야 고개를 들게 된다.
두 번 개미지옥에 빠지고서야 완성했다.
그런데 진짜 완성이 아닌 듯... 목부분이 너무 커서 너불거린다...
그냥 대충 입자... 아무리 다짐해도 마음 한 구석이 찜찜하다.
아 모르겠다. 일단 옷장에 집어넣고 뜨개질 보따리를 치웠다.
어쨌든 숙제 끝~~~~~
뜨개질과 씨름하면서 틈틈이 가방도 두 개 만들었다.
아니 가방 만들면서 틈틈이 뜨개질과 씨름했나?
어찌해서 얻은 청원단 남은 것을 마저 썼다. 손가락 아파라...ㅠㅠ
작은 손가방은 후배의 부탁으로 주문 제작한 것.
심적 부담으로 프리오더는 받지 않는데 어쩌다 보니 그리 되었다.
실물 보고 기대했던 것과 비슷하게라도 마음에 들면 좋겠다.
누마루에서 만들어지고 있던 곶감을 모두 내렸다.
작년보다 조금 더 말랑할 때 내렸다.
처음 곶감을 할 때는 겨우내 그냥 끝까지 매달아 놓고 먹었는데
어느 정도 잘 말랐을 때 내려서 바구니에 두는 것이 더 나은 것 같아 작년부터 그렇게 했다.
바구니에 두면 분이 생기면서 옛날 곶감 맛이 난다.
호랑이가 무서워하던 그 곶감이 우리 누마루에 있으니 겨울밤 두려워할 것이 없겠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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