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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풍농월

가죽나무 참죽나무

by jebi1009 2022. 7. 24.

마당에서 풀을 뽑다가 못 보던 열매 비슷한 것들이 떨어져 있는 것을 보았다.

뭐지??

 

매실은 분명 아니고... 매실은 이미 사방에 떨어져 다시 매화나무의 거름으로 돌아갔다.

매화나무와 함께 있는 것은 가죽나무뿐이니까 가죽나무 열매인가?

지난달 가죽나무 밑에 하얗게 흩뿌려진 꽃들을 보고 난 후라서 가죽나무 열매라는 것이 거의 확실했다.

 

https://jebi1009.tistory.com/593

 

가죽나무꽃

간청재 마당 한쪽에는 매화나무와 가죽나무가 있다. 매화를 보고 빗소리를 듣는 집(간청재)이니 매화나무를 무척 사랑하지만 그 열매 매실은 어쩌지 못해 고민이다. 살구나 자두처럼 그냥 우적

jebi1009.tistory.com

 

작년에 가죽나무 꽃을 처음 알아보고는 신기했었는데 이제는 나무를 보면 작을 꽃들이 무리 지어 달려 있는 것을 알아 볼 수 있다. 찾아보니 그렇게 달리는 꽃을 '밀추화서'라고 한단다.

그리고 암꽃과 수꽃이 함께 피는데 바닥에 많이 떨어지는 것은 수꽃이란다.

 

가죽나무 열매가 맞는지 찾아보다가 또 놀라운 사실을 알았다.

작년 겨울 난생처음 보는 나뭇가지가 마당 위에 굴러다니고 있었다.

끝에 꽃 모양 같은 씨앗 주머니가 달린 것 같은데 본 적이 없는 것이었다.

이렇게 생긴 꽃이나 나무를 본 적이 없는데 어디서 날아왔나??

바람이 불어 숲에서 날아왔나 보다.. 하며 찜찜하지만 넘어갔었다.

그런데 그 정체가 바로 가죽나무 열매였다.

 

작은 열매들이 떨어지지 않고 익으면 이렇게 된단다.

 

마당에 떨어진 것들은 익지 않고 떨어져 버린 열매들인 것이다.

가죽나무의 꽃과 열매를 모두 확인하니 신기했다.

그리고 가죽나무의 이름.

보통 가죽나무라고 부르는데 알고 보니 참죽나무가 맞는 이름이다.

 

 국어사전에 죽나무로 소개되는 나무는 참죽나무이다. 죽나무와 참죽나무가 같은 나무라는 사실을 아는 순간 가죽나무가 참죽나무 작명에 관련됐을 것이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먹을 수 없는 가죽나무와의 확실한 구별을 위해 ‘참’ 자를 붙여 참죽나무로 부르게 됐을 것이라는 추정이 그것이다. 개옻나무라는 유사종과의 구별을 위해 옻나무를 그냥 옻나무라 부르지 않고 ‘참’ 자를 붙여 참옻나무로 부르는 것과 비슷한 이치이다.
  예로부터 먹을 수 있고 쓰임새가 많은 나무에는 ‘참’ 자를 붙여 불렀다. 참죽나무도 가죽나무와 비교해 먹을 수 있고 쓰임새가 많다. 새순에서 양파 향기가 나는데, 참죽나무를 향춘(香椿)이라 부르는 것도 특유의 향취 때문이다. 호불호가 갈리지만 식용의 역사가 길다.
  가죽나무는 취춘(臭椿)이라고 해서 향기가 아닌, 냄새가 나는 나무로 여겼다. 소태나무과 집안이라 나물로 먹기 어렵고, 저목(樗木)이라고 해서 쓸모없는 나무의 대명사로 취급받았다. 그에 비해 멀구슬나무과의 참죽나무는 어린순을 데쳐서 고추장 양념에 무쳐 먹기도 하고, 찹쌀풀을 발라 말린 뒤 기름에 튀겨 부각으로 먹기도 한다. 목재의 무늬가 아름다워 가구재로 이용하며, 민가 주변에 울타리 나무로 심기도 한다. 새순을 잘라먹는 데다 전봇대보다 높은 키로 자라다 보니 ‘키만 껑충 큰 나무’라는 이미지로 쉽게 눈에 띈다. 전북 전주시 한옥마을의 참죽나무는 보호수라 그런지 키만 껑충 크지는 않고 가지를 옆으로 많이 펼쳤다.
  참죽나무는 잎을 비롯한 외형이 가죽나무와 비슷해 이름에 혼동이 발생하기도 한다. 시장에서 가죽나무 또는 가죽 나물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하는 것이 모두 참죽나무의 새순이다.                 
                                                                                           [국립수목원 웹진 Vol. 132 중에서]

 

어릴 때 엄마가 가죽나무 부각을 했었다.

고추장 찹쌀 풀을 발라 말려서 기름에 튀겨 주었는데 이상한 향도 나고 맛이 없어서 좋아하지 않았다.

물론 엄마는 아빠 때문에 만들었는데 이름도 가죽에다 생긴 것도 꼭 가죽 허리띠 말려 놓은 것 같이 보였었다.

나이 먹고는 먹을 기회가 없었는데 지금 먹으면 혹 술안주로 괜찮을 수도 있겠다 싶다.

그때 가죽나무, 가죽나물(가죽나무 순을 무쳐 먹었었다) 했던 것들이 모두 참죽나무였던 것이다.

 

전봇대만큼 큰 아이가 참죽나무
열매 달린 것이 보인다. 참죽나무 키가 커서 열매 달린 모습을 보기가 어렵다.

 

지금 간청재 마당에 있는 참죽나무는 거의 전봇대만큼 자랐다.

작은 묘목이 저렇게 자란 것을 보고 있으면 시간과 우주가 함께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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