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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풍농월

늘씬한 전봇대 2013/07/30

by jebi1009 2018. 12. 25.





지난주 지리산 집 전기공사가 완료되었다는 문자를 받았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전기공사가 아니라 집이 완공되어 입주해야 되는 시점이다 ㅎㅎㅎ
지하수 모터도 달고 전기공사도 끝났다니,
게다가 딸아이가 어디 숲속에 가서 자고 오고 싶다고 하기도 하고 해서
겸사겸사 하룻밤 외박하러 떠났다.
정견스님 댁에 들러 인사드리고 마침 이층집 쌍둥이네도 와 있어 함께 수박을 먹으며 이야기도 나누었다.
늘씬한 전봇대들이 서 있고 바로 전기를 쓸 수 있도록 박스도 달아 놓았다.
이런 전선을 통해 허허벌판에 전기를 쓸 수 있다니...아는 사실이지만 참 신기하다..
지하수 판 곳에는 모터를 달아 박스를 만들어놓았다.
이제 내일이면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된다. 추석 전에는 완공될 수 있으려나....
되는 대로 생각해야지 점을 찍지는 말아야겠다.
정견스님 작은 방 공사도 끝나 언제든 자고 가라며 고맙게도 배려해 주셨지만 구례로 넘어가 자기로 했다.
참나..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가는 길에 전봇대만 눈에 들어온다.
용가리와 마을과 길에 놓인 전봇대들을 살펴보며 이렇다 저렇다 말도 많다 ㅎㅎ
예전에 누가 길 가면서 전봇대를 봤겠는가...
그러면서 우리 둘이는 우리 집 전봇대들이 제일 잘 생겼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ㅎㅎㅎ
이제 통신선이 문제다.
시골은 거의 옛날 한국통신인 케이티가 하고 있는데 실사를 나와 봐야 알겠지만 도면상 보면 거의 비용이 200만원 이상이 든단다..허걱!!
용가리가 알아보니 농어촌 지역 공익사업 일환으로 기존 전봇대에 통신선을 연결하는 것으로 거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 했다는 사람도 있다는데 함양지역 케이티에서는 그런 거 안 한단다..
전기공사도 직선거리 200미터 이내에는 기본 설비비만 내면 되는데 그 이상은 돈이 엄청 든다.
근데 케이티는 기본 전신주 4개 이상은 백프로 수익자 부담이란다.
전신주 한 개 거리가 얼마인지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전기 전신주나 비슷할 것 같다.
우리집까지는 9개의 전신주를 박아야 한단다. 케이티는 직선거리가 아니라 실거리를 친단다 ㅠㅠ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해가 안 된다.
왼관상으로 봐도 그렇고 비용도 그렇고 뭐하러 전신주를 두개씩 박아야 하남..
이건 명백하게 낭비 아닌감? 케이티가 민영화되어서 그런가?
기존 전신주에 케이블을 연결하는 것이 여기저기 전신주 박지 않아도 되고 비용도 절감하고 좋지 않은가...
몇번이나 케이티에 이번에 새로 전기 공사 했으니 그 전신주를 이용하면 안되냐고 해도 안 된단다.
아니 시골에 농가주택 짓고 사는 사람들은 전화도 쓰면 안 되고 인터넷도 하면 안되남?
귀농귀촌 장려한다더니 작은 땅 사서 작은 집 짓고 살려고 하는 사람들이 돈 2,3백만원 주고 통신 공사를 해야 하다니...
어쨌든 일단 통신 설비는 좀 더 알아봐야겠다.






  호호아씨가 지리산닷컴 통해서 온 첫 손님이라며 손수 만드신 살구잼을 주셨다

구례로 넘어가 우리가 하룻밤 외박할 호호의 숲으로 갔다.
우연히 지리산닷컴 보다가 가게 되었는데 호호아씨가 주인이시다.
피아골 계곡 마을 끝집이다.
조금 걸어 내려가면 시원한, 게다가 지리산 자락이 펼쳐 보이는 계곡이 있고
밤에 별이 쏟아지는 마당이 있는 집이 있다.
호호아씨는 예쁜걸 좋아하는 분이다.
더운데 오셨다며 시원한 매실차에 예쁜 허브잎을 띄워주셨고
방 구석구석 작고 예쁜 꽃들이 방심하고 있던 우리들을 놀라게 한다 ㅎㅎ
저녁은 마을 입구에 있는 유명한 닭백숙을 사 먹어도 되고 마당에서 불 피워 삼겹살 구워 먹어도 된다.
우리는 귀찮기도 하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한 1년은 된 것 같다) 삼겹살을 구워먹기도 했다.
마천에서 고기맛 좋기로 유명하다는 정육점에서 고기를 사기로 했다.
아주머니가 장갑을 끼시더니 냉장고에서 주렁주렁 걸어 놓은 고기를 쓱 베어서 잘라주신다.
정말 오랜만에 포장육이 아닌 목장갑 끼고 썰어주는 고기를 둘둘 말아 가져왔다.
고기 써는 기계도 정말 오랜만이다...



계산을 하려는데 2만4천원이란다. 우리가 계산하기로는 2만천원이 맞는데...
아주머니가 더 줬단다...더 달라는 소리도 안했는데 맘대로 더 주시고 맘대로 돈도 더 받으시네 ㅎㅎ

호호의 숲으로 가서 호호아씨를 만나고 시원한 매실차와 맥주 한 캔 마시고 피아골 계곡으로 갔다.
발도 담그고 드러누워 하늘도 보고...





돌아와 마당에서 불 피워 삼겹살 굽고 호호아씨가 주신 양파와 매실 장아찌를 곁들여 먹으니 소주가 술술 들어간다.
스마트폰이 좋긴 좋다. 딸아이가 음악도 틀고...해가 완전히 넘어가니 밤하늘에 별이 쏟아진다...
딸아이 때문에 우리는 돌아가며 노래도 했다.
딸은 김동율의 편지를 부르고 용가리는 이문세의 옛사랑을 부르고 나는 김광석의 거리에서를 불렀다.
이런 분위기 오랜만일세...
역시 마무리는 라면으로. 라면국물에 남은 소주 마저 마시고 잠들었다.
아침에 새소리에 잠이 깼다.
희안한 새 울음소리가 난리가 났다.
왜 시골에서 술 마시면 이렇게 가뿐한걸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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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hippy 2013/07/30 21:09

    느리지만 그래도 진전이 있네요. ㅎ...그러다 어느 날, 쨘~~하고 집이 완성되겠지요? ^^
    민박집을 찾아다니는 여행도 괜찮겠어요. 이렇게 남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여기와 저기를 요렇게 다녀도 좋겠는걸'하는 생각을 품곤해요. 근데 막상 한국에 나가면 절대 그렇게 안되요. 이동하는 게 피곤하고 힘들고 지쳐버리죠. 그리고 눈에 보이는 사람들과 풍경에 급피로가...ㅎ...별로 사람 구경 할 일이 없는 곳에 살다보면 다시 적응하는데만도 꽤 시간이 걸리거든요.

    • 제비 2013/08/01 15:18

      우리 집에는 한 번 오세요~~

  2. huiya 2013/07/31 17:47

    아까 댓글을 썼더니, 안올라가고 지워졌어요...
    전봇대로 스타일이 있나봐요.
    제친구 멕시코사람이 하는 말이요,
    빨리 빨리한 것 치고 제대로 된게 없다고 한다고, 자기네는...
    제비님네 집도 천천히 다가오겠지요.

    • 제비 2013/08/01 15:19

      맞아요..세월이 좀 먹냐..하면서 아무 생각 없이 있답니다 ㅎㅎㅎ

  3. 알퐁 2013/07/31 19:58

    땅속에 박으면 안 되나요?
    따님이 함께 놀아 주다니 효녀입니다.
    울 조카들은 함께 놀자면 부모랑 노는 건 쿨하지 않다고 하던데 ㅜㅜ

    • 제비 2013/08/01 15:19

      우리 딸이 좀 덜 떨어져서 그래요 ㅎㅎ

  4. 美의 女神 2013/08/02 06:52

    상업 목적인. ㅎ. 이나. ㄱ 갤러리에서 돈내고. 본다는 건. 저도. 웃긴다고 봐요
    기획전이나. 빌려다 보여주는 것이라면?
    성격이 애매모호한 전시. 파는 게 목적인지 뭔지 아리까리한 전시.
    카페에서 쓰는 돈은 그래도. 입에 들어 오자나요
    어쩜 울딸꽈가 또 잇어서 방가
    동료들이. '넌 스트레스. 하나도. 안 받지? 신기하다'. 고 한다고
    이건. 분명해요. 애미들이 문제라는 것 ㅎㅎㅎ

    • 美의 女神 2013/08/06 15:04

      핸펀으로 댓글썼더니 욜로 와버렸네요. ㅎㅎ

    • 제비 2013/08/13 17:45

      미의 여신님 보면 따님이 보여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