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한 봄꽃, 살벌한 여름의 녹음, 울긋불긋 가을 단풍, 순백 하나의 색으로 덮어버리는 겨울의 눈 풍경...
도시와 다르게 계절이 바뀌는 것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이곳에서는 특히 시각적 호사를 많이 누린다.
그중에서도 나는 논이 참 이쁘다.
모내기를 위해 물을 찰랑거리게 대 놓은 논도 좋고, 모내기를 막 끝냈을 때의 논도 이쁘고, 초록초록 쑥쑥 자라는 논도 싱그럽고, 추수를 끝낸 논의 풍경도 아름답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알곡이 익어가는, 수확을 기다리는 논이 제일 환상적이다.
황금색 논을 멍하게 바라보고 있다가 바람이 지나가면서 한바탕 일렁임을 만들어 놓으면 정말 감동적이다.
논 한가운데서 바라보는 파도와 같은 벼들의 움직임이란!
넓게 펼쳐진 논도 멋지고 층층이 다랭이논도 아름답다.
일 년 중 가장 아름다운 빛깔은 이맘때의 논이다.
읍내 장에 다녀오는 길에 잠시 차를 세워 넋 놓고 봤다.
* 우리 집에도 감나무가 있었다.
마을 어귀마다 감나무에 감들이 꽃처럼 예쁘게 달려있다.
우리 집 마당에도 저런 감나무 있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감나무가 있었다.
멀리서 주황색 비슷한 것이 달려 있는 것이 보였다.
아니 저것은?
감이닷!!
십 년이 넘게 지나서야 감나무를 알아보았다.
어쩐지... 나무 밑에 아주 작은 감 비슷한 모양의 열매가 떨어져 있던 것을 본 적이 있다.
오늘 나무에 달려 있는 딱 하나의 주황색 감을 보았다. 우와~~
옆에 있는 돌배나무도 십 년이 넘도록 무슨 나무인지 몰랐는데 올해 처음 하얀 꽃이 피더니 작은 돌배들이 떨어진 것을 보았다.
요즘 감나무에 달려 있는 감들이 아주 예쁘다.
우리 집 마당에서도 예쁜 감을 볼 수 있는 날이 오겠지?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