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 수확물 땅콩을 갈무리했다.
아직 수세미가 남아 있지만 수세미는 기약이 없다.
처음 두 개는 잘 말라서 수세미를 만들었는데 그 후로 달려 있는 수세미들은 아직도 파릇파릇하다.
수세미는 그냥 방치 모드로 나가기 때문에 사실상 신경 쓰고 거둬들일 작물은 다 끝난 것이다.
무, 배추, 쪽파를 심지 않았기 때문에 일찍 텃밭을 비울 수 있게 되었다.
무는 조금 심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8월이 너무 더워서 삽 들고 밭을 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물 많고 달큰한 무와 고소한 배춧잎을 생각하면 아쉽지만 쉬어가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마당에서 서성거리다가 툭... 투둑.. 하는 소리가 들린다.
밤이 떨어지는 소리.
생각지도 못하고 있었는데 밤송이가 떨어진다.
반짝거리는 알밤을 한 바구니 주워 삶아 먹었다.
아래위 땅 풀베기를 해 놓으면 멧돼지가 와서 놀이터처럼 뒹굴다 간다.
포클레인이 와서 파헤쳐 놓은 것 같다.
간신히 나무들 있는 곳만 피해 간 듯..
이러다가는 나무들도 뿌리째 뽑힐 것 같다.ㅠㅠ
아... 멧돼지!!!
다행스럽게도 집 마당까지는 아직 오지 않는데 마당까지 멧돼지가 진출하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최후의 수단은 마당을 모두 공구리쳐야 하남? ㅠㅠ
멧돼지가 아니어도 마당은 두더지 때문에 골치다.
두더지가 굴을 파 놓아서 부추는 거의 공중부양하는 것 같다.
처음에는 고라니가 와서 꽃과 작물 먹어치우고 다 뽑아놔서 속상했는데 이제는 고라니가 제일 나은 것 같다.
멧돼지가 한 번 나타나기 시작하면 밭작물은 물론이고 백합이나 수선화 같은 알뿌리 꽃들도 다 먹어치운다고 한다.
제발 집 마당까지는 오지 않았으면... 제발!!!!!
역시 가을이 좋다.
이제 슬슬 겨울나기 준비에 들어가야 할 것 같다.
제일 먼저 땔감을 준비해야 한다.
장작을 쌓고 나무들 가지도 쳐 주고... 이렇게 또 한 해가 지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