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화가 피기 시작했다.
2년 전 심었던 상사화가 작년에는 딱 두 개만 피었는데 올해는 꽃대가 제법 올라왔다.
봄이 되자 잎은 모두 올라왔는데 잎이 모두 지고 나니 감감무소식이었다.
올해도 꽃이 다 피지 않으려나....
그렇게 아무 소식 없이 한 달 넘게 지나더니 뾰족 꽃대가 올라왔다.
처음 올라온 꽃대를 보고 너무나 반가웠다.
그래.. 한 개라도 어디야...
그런데 이번에는 옆에서도 올라오고 여기저기서 올라온다.
나무 밑 그늘부터 차례로 올라오기 시작한다.
분홍색 상사화를 심었는데 분홍색은 아니다. 살구색??
수국처럼 토양에 따라 색이 달라지나?
어쨌든 안방 창문에서 상사화를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다.
닥풀꽃도 한창 피고 있다.
작년, 꽃이 이뻐서 씨앗을 따로 발아시켜 돌담 밑에 심었더니 우아하게 꽃을 피웠다.
닥풀꽃은 하루 동안만 피고 해가 질 무렵 도르르 말린다.
그리고 다음날은 다른 꽃이 핀다.
층층이 꽃이 피고 지기를 반복한다.
딱 한 송이씩만 핀다. 볼수록 귀티가 난다.
우리 집 가장 강력한 꽃, 맨드라미도 만발이다.
맨드라미는 번식력이 좋아서 엄청나게 자라난다.
너무 많아서 뽑아주어야 한다.
맨드라미는 그리 좋아하지 않았는데 자꾸 보니 정이 든다. ㅎㅎ
상사화를 보면 어쩔 수 없이 동암 언덕에 흐드러졌던 분홍색 상사화가 생각난다.
스님은 잘 계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