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소리. 새가 우는 소리. 새가 노래하는 소리.
새소리에 잠이 깬다.
새소리를 처음 듣는 것도 아니고 서울에서 살 때에도 새소리를 들었었다.
물론 간청재에서도 새소리를 들었다.
계절에 따라 등장하는 새들의 소리를 들으며 계절이 바뀌는 것도 느꼈다.
그런데 이번에는 새롭다.
새벽 5시가 되면 새들이 엄청나게 울어댄다.
창문을 열고 잠을 자기 때문에 그 소리에 잠이 깬다.
며칠째 새소리에 잠이 깨고 시계를 보면 정확히 5시다. 물론 1,2분의 차이는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새소리가 한참 시끄럽게 들리고 나면 새소리는 다시 잠잠해지고 매미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예초기 돌리는 소리...
한낮의 폭염을 피해 아침 일찍 풀을 깎는 소리다.
우리도 아침 일찍 날 더워지기 전에 일을 해 보려고 했지만(상식적으로 그게 맞다) 잘 안 된다.
어째서 그런지 아침 일찍 일을 하는 것이 억울한 느낌이 든다.
무조건 아침은 느긋하게 이불속에서 뒹굴어야 한다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억울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그래서 특별한 일이 없을 때는 아무리 일찍 잠이 깨도(나이 먹으니 긴 잠 자기도 힘들다)
8시 넘게 자리에서 일어나지는 않는다.
책을 보거나 공상을 하거나 창밖을 보거나 휴대폰을 보거나...
어쨌든 새들은 밤을 어디에서 보내고 날아와서 이렇게 떼로 울어대는 것일까?
그리고 또 다들 어디로 사라지는 것일까?
엊그제는 아침에 일어나서 '이상하다 오늘은 새들이 조용하네...' 했더니 '창문을 닫았잖아'라고 용가리가 말한다.
이곳은 한낮 땡볕만 아니면 아침저녁은 아주 서늘한 바람이 불어서 이불을 끌어당기게 한다.
자다가 추워서 창문을 닫은 것이다.
항상 새벽이 되면 새들이 그렇게 울었는데 나는 이제야 그것을 알았나? 언제나 있었던 일인데 말이다..
물론 낮에도 새들은 날아다니고 울기도 한다.
그런데 새벽에 울어대는 소리는 아주 왁자지껄 난리도 아니다.
비가 오는 날에는 새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비가 내리다가 새가 울기 시작하면 비가 그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도 내가 무심하게 몰랐다가 어느 순간 알게 되었다.
간청재에서 그렇게 알게 된 것들이 좀 있다.
눈이 내린 마당에서 글을 읽을 수 있다는 것과 보름달이 떴을 때 달빛에도 글을 읽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달빛에도 눈이 부셔 잠이 깬다는 것.
개구리들이 비가 오는 날에 울어대는데 빗소리가 거세지면 개구리울음소리는 더 거세진다는 것.
그래서 엄마 무덤이 떠내려갈까 봐 그렇게 울어대는 청개구리 이야기가 괜히 나온 것이 아니라는 것.
비와 바람은 멀리서부터 다가온다는 것. 그 멀리서 오는 것을 소리로 알 수 있다는 것.
간청재에서 8번째 여름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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