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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진담

안부

by jebi1009 2024. 6. 22.

간청재 이웃인 흙집 아저씨가 꽤 오랜 기간 안 계신 것 같다.

오며 가며 마주칠 때 인사하는 정도의 이웃이지만 이 골짜기에 있는 세 집 중 하나다.

제일 먼저 우리가 들어왔고, 그 이후 흙집 아저씨가 들어왔고 그다음 아랫집이 들어왔다.

흙집 아저씨 차가 보이지 않은지가 꽤 되었다.

처음에는 어디 여행이라도 가셨겠지.. 했는데 조금 신경이 쓰였다.

혹 무슨 일이라도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러다 며칠 전 갑자기 연락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용가리에게 말했다.

너무 오지랖 아닐까?

아냐 그래도 해 보자

서로 고민하다가 전화를 했다.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음성이 나온다.

메시지를 남겼다.

조금 지나 답문이 왔다.

지금 조지아를 여행 중이고 다음 주 목요일 돌아온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감사하다는 인사도 남기셨다.

용가리와 나는 그 답문에 괜히 안심이 되고 기분까지 좋아졌다.^^;;

즐거운 시간 보내시고 건강히 돌아오시라 답했다.

 

그리고 내친김에 또 다른 안부 문자를 보냈다.

나의 커피 고객인데 두 달 넘게 커피 주문이 없다.

내가 아직 커피를 보내는 곳은 내 친구와 옛 직장 동료 4명 정도?

내가 안부 문자를 보낸 분은 내가 직접 아는 분은 아니지만 친구의 소개로 내 커피를 주문하신다.

커피를 좋아하시고 일정한 텀으로 계속 주문하셨기 때문에 두 달 넘게 소식이 없으니 조금 마음에 걸렸다.

게다가 그분은 현재 암 환자시다.

예후가 좋아서 잘 생활하고 계시지만 그래도.. 그래도 말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커피를 판매하는 것뿐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괜한 오지랖 아닌가 싶어 연락하는 것이 망설여졌다.

그래도 마음에 걸려서 용기 내 문자를 보냈다.

요즘 컨디션이 좋지 않아 커피를 마시지 못하고 계신다 했다.

회복되면 연락한다며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셨다.

아....ㅠㅠㅠ

잘 회복하셔서 꼭 커피 주문하시라 말씀드렸다.

조금 우울해졌다.

꼭 다시 커피를 보내드리고 싶다.

 

안부를 물어보기 잘했다.

나는 괜한 오지랖이 아닐까 싶어 망설이고 고민했는데 두 분 다 감사의 마음을 전하셨다.

속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부끄러워하지 말고 표현하면서 살아야겠다.

용가리 말처럼 나쁜 짓 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어제 텃밭에서 수확(?)한 못난이들이다.

 

 

오늘은 비가 온다. 

마침 주문한 책도 도착했다.

빗소리 들으며 책 끼고 뒹굴거리는 시간이 얼마나 황홀한지!

 

목차만 훑어보아도 힐링되는 느낌이다. ㅎㅎ

역시 유시민은 원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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