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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진담

12.3 사태는 진행 중

by jebi1009 2024. 12. 5.

설마 했던 일이 벌어졌다. 그리고 아직도 진행 중이다.
분노와 두려움이 가시지 않는다.
나는 실제로 계엄군을 본 적이 없다.
전경과 백골단을 본 것이 전부지만 그들은 그래도 경찰이다.
그런데 계엄군은 군인이다.
군인은 적으로 규정된 것은 섬멸하도록 훈련받았다.
그런 계엄군이 도시 한 복판에 나타났다. 국회에 난입했다.
 
특전사, 공수부대.. 이런 말들을 들으면 괜히 무섭다.
전쟁에서 국가를 수호하고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특별하게 훈련된 정예 부대라고 하지만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는 자국민을 학살하는 무서운 군인들이라는 것이다.
국가폭력이 자행될 때 동원되는 부대...
 
난 계엄을 경험한 적이 없다.
내가 살았던 곳에 계엄군이 깔려 삼엄하게 출입을 통제하거나 거리에 장갑차가 세워진 것을 직접 본 적도 없다.
그런데도 그 상황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 하는 것은 거의 본능적으로 느껴진다.
책으로 영화로 사진으로 그 역사를 접했을 때 그리고 알았을 때의 두려움으로도 지금까지 계엄은 살벌한 것으로 머릿속에 박혀 있다.
 
2024년 12월 3일 난데없이 뜬금없이 그 무서운 상황을 미친새끼 하나가 벌여 놓았다.
지금은 해제가 되었지만 다 끝난 것은 아니다.
또 시도할지도 모르고 어떤 다른 미친 짓을 또 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계속된다.
머릿속이 자신의 생존과 자신의 이익으로 꽉 들어찬 이들의 집합체인 국민의힘은 이 상황을 끝내고 싶어 하지 않는다.
아무리 수준이 그 정도라 해도 그래도 정치라는 것을 해 왔던 이들인데 이렇게까지 한심할 수가...
해가 갈수록 더 수준이 떨어진다 했더니 역시 이유가 있었다.
명태균 같은 이들에게 점령당했으니 갈수록 수준이 바닥으로 가는 것이다.
돌아볼 가치도 없는 집단이다. 경멸한다.
 
계엄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그 수준이 한심할 정도지만 그래도 일은 벌어졌다.
더 가관인 것은 제일 먼저 체포조를 보낸 곳이 김어준의 집..
그리고 그 어떤 언론사에도 가지 않았던 계엄군이 간 곳이 딴지 벙커...
꼴 보기 싫고 미운 것들 제거하기 위해 동원한 것이 계엄인가?
 
계엄이 성공했으면 출근 안 해도 된다고 말하는 옆 사람이 너무 멍청해 보여서 화가 난다는 딸아이의 카톡.
서울의 봄을 너무 재밌게 봐서 자기도 한 번 해 보고 싶어 벌인 것이라는 글.
'64년생 이재명:한 손으로 월담해서 드감
42년생 박지원: 들어가서 누워있음
85년생 이준석: 카메라에 대고 문 왜 안 열어주냐고 징징( 딸아이가 캡처해서 보내준 SNS 글) '
 
80년 계엄과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기는 하다.
그리고 두려움이 느껴지지 않는 20대들의 반응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행복한 세대라는 것.
나도 엄청 복 받은 세대라고 생각했다.
끔찍한 전쟁도 끔찍한 국가폭력도 겪지 않아서 말이다.
옴짝달싹 할 수 없는, 재앙에 가까운 역사 한가운데 있게 되지 않은 것은 분명 감사할 일이다.
그리고 그런 일들을 다시 겪지 않도록 많은 사람들이 희생하고 노력했기 때문에 이만큼 성장한 나라에서 살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한순간에 무너지다니... 아니, 그것을 한 순간에 무너뜨리다니... 통탄할 일이다. 용서할 수 없다.
국회 앞이든 광화문이든 길바닥에 나가서 소리 한 번 지르고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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