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서 활골 동지들을 만났다.
앞으로는 '동지'라고 해야겠다.
자본주의 열차에서 뛰어내린 동지들.
맛있는 생선구이집을 알게 되어서 우리와 함께 먹고 싶었단다.
밥값은 항상 나이가 한 살이라도 많은 사람이 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왜냐하면 한 살이라도 어린 사람들이 확률적으로 살아갈 날이 더 많기 때문이다.
그러면 돈이 더 필요하기 때문에 무조건 나이 많은 사람이 밥값을 내야 한다.
그러나 활골 동지들은 쉽사리 그 기회를 주지 않는다.
우리도 잽싸게 움직이려 하지만 놓칠 때가 많아서 항상 낭패감이 든다.^^;;
어쨌든 오래간만에 진수성찬 맛있는 생선구이를 먹고 차를 마셨다.
주변 생활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리고 정말 귀한 선물을 받았다.
이번에 참깨를 심어 직접 수확해서 가져온 것이다.
나는 안다.
깨를 수확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참깨는 아니지만 들깨를 해 봤기 때문이다.
깨는 생각보다 쑥쑥 잘 자라지만 그것을 갈무리하는 것은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깻단을 말리고 털고 불순물을 골라내는 과정이 정말정말 힘들기 때문이다.
https://jebi1009.tistory.com/278
활골 동지들도 정말 힘들었다고 한다.
참기름 짜는 것을 목표로 하였지만 조금 모자라서 기름은 짜지 못했다고 한다.
깻단을 말리느라 해가 지면 공방에 넣었다가 해가 나면 다시 꺼내오는데 깻단에서 깨가 떨어지는 것이 너무나도 아까웠다고... 그 심정 나도 안다.
비닐하우스가 있어서 옮기지 않고 말리면 좋은데 말이다.
깨를 털고 불순물 제거하고...
깨를 골라내는 것이 너무나 어려운 작업임을 나는 안다.
나는 들깨를 해 보고 이것은 사람이 할 짓이 아니라는 결론으로 참깨까지 가지는 않았다.
들깨보다 참깨가 더 어려울 것이다.
이름만 봐도 '들'과 '참'이 다르지 않은가.
결국은 두 내외가 밤마다 A4용지 위에 한 움큼씩 놓고 핀셋으로 깨를 골라냈단다.ㅠㅠ
그 핀셋으로 골라낸 참깨를 우리에게 선물한 것이다.
깨 한 알이 땀 한 방울이다. 감동감동감동.....
활골 동지들도 참깨를 다시 심지는 않을 것이라 했다.
하지만 정말 재미있었다고도 했다. 정말??
활골 동지들은 맑고 단단한 사람들이다.
*** 자수 가방 두 개를 만들었다.
FW시즌을 겨냥해서 만든 것인데 결국은 이번 가을 장터에 이런저런 사정으로 나가지 못했다.
내년 봄에나 장터에 나가게 되면 또 계절감이 밀리게 된다. 할 수 없지 뭐..ㅠ
그래도 내가 보기에는 가방이 예쁘게 되어서 기분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