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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진담

또 서울

by jebi1009 2024. 9. 14.

서울 다녀온 지 3일 만에 또 서울 간다.

다음 주는 추석.

시어머니가 아프셔서 거의 일주일에 한 번 다녀오는데 이번에는 목요일 집에 와서 세 밤 자고 월요일에 또 서울 간다.

길에다 돈을 뿌리고 다니는 것 같다.

둘이 서울 다녀오면 교통비만 20만 원이다.

시간은 왕복 10시간.

집에서 출발해 서울 도착지까지 걸리는 시간이 5시간이 넘는다.

서울 다녀오면 짐 풀어 정리하고 빨래하고 집안 정리.

그리고 며칠 지나면 또 가방 싸서 서울 간다.

그 사이 텃밭과 앞마당 뒷마당 돌봐야 할 일들도 있고 청소도 하고 장도 봐야 한다.

이번에는 추석 앞이라 아버님 계신 현충원 다녀오느라 차를 가져갔다.

더해서 예전 학교 동료 후배를 만났다.

용가리는 딸아이와 곱창을 먹었다.

나는 곱창을 먹지 않기 때문에 엄마 없을 때 둘이서 곱창 먹자고 짬짜미 했었다.

사실 용가리와 일이 있어 서울에 가면 둘이 모두 약속을 잡기는 어렵다.

그래서 각자 약속을 잘 잡지 않는데 이번에는 둘이 곱창 먹으라고 했다. ㅋㅋ

 

오랜만에 후배를 만나 맥주 마시고 얘기도 많이 했다.

차를 가져가는 바람에 시간이 늦어져 약속 시간도 지키지 못하고 술도 얻어먹어 미안한 마음이다.ㅠㅠ

늦더위가 한창이라 우리는 만나서 바로 펍으로 갔다.

빈 속에 시원한 맥주를 마시니 짜릿하고 개운했다.

역쉬~~ 밥보다는 술!!

9살 차이 나는 후배. 

앞에 닥친 고민이나 해결할 과제가 나와는 많이 다르다.

하지만 내가 지나온 길이고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보이니 조금은 안쓰러운(?) 마음이다.

나는 그 후배를 보면 그저 대견하고 기특(?)한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내가 지랄 맞아서 그런지 참 배려를 많이 해 준다.

나도 그에게 잘 배려해 주고 싶은데 내 넋두리가 더 많은 것 같다.ㅠㅠㅠ

다음에는 더 많이 마음을 주고 싶다. 그리고 술도 사 주고 싶다.

 

어머니 병원 가서 뵙고 후배 만나고 다음날 오전 안과 진료를 마치고 돌아오려고 하는데 딸아이가 꼬셨다.

지금 꽃게 철이니 꽃게랑 전어 먹고 내려가라고 한다.

그리고 엄마 좋아하는 케잌도 봐 뒀다고 한다.

잠시 고민하다 피곤하기도 하고 백화점에서 어머니 모자도 사야 할 것 같아 그 꼬드김에 넘어갔다.

어머니가 아프시고 난 후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셔서 신경 쓰시는 듯하여 예쁘고 고급스러운 모자를 사 드리고 싶었다.

그리하여 백화점도 가고 꽃게도 먹으러 갔다.

딸아이가 직장생활을 하니 회식 때 먹었던 음식이나 음식점을 기억하여 같이 먹자고 한다.

표면적으로는 부모님 모시고 사 드리는 것이지만 돈은 거의 우리가 낸다.

벼룩의 간을 빼먹지... 딸아이도 우리가 내는 것을 딱히 말리지는 않는다.ㅎㅎㅎ

괜찮은 음식점에 데려가 주는 것만으로도 좋다.

꽃게 한번 실컷 먹어보자는 취지로 넉넉하게 주문했더니 먹는 것이 고되다.ㅠㅠ

전에는 아무리 많아도 피곤하지 않게 먹었었는데(없어서 못 먹지) 이제는 게를 발라 먹는 것이 피곤하다.

산더미 같은 꽃게 발라 먹고 그전에 전어 먹고 서비스로 준 전복 멍게 먹고 틈틈이 맥주 소주 마시고...

정말 열심히 먹었다.^^;;

 

 

 

그리고 딸아이가 야심 차게 준비한 무화과 케잌.

요즘 무화과가 제철이라서 딸기를 제치고 무화가가 올라갔다.

부드럽고 많이 달지 않고 맛있었다.

편의점에서 사 온 맥주와 케잌을 먹으며 피곤한 하루를 마감했다.

 

 

다음날은 집에 내려오면서 대전 현충원에 들러 아버님께 소주 한 잔을 올렸다.

비가 많이 내렸다.

집에 와서 가방 정리를 하고 온몸이 내려앉는 듯한 피곤함에 저녁을 먹고 누웠다.

하지만 잠은 잘 오지 않는다.

잠자는 것이 문제인 나이가 되었다.

몸은 솜처럼 무거운데, 눈꺼풀도 내려앉는데 누우면 잠이 들지 않는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몇 시간 뒤척인다.

어쨌든 다음날 빨래하고 청소하고 오늘은 마당 텃밭 돌보고 나니 또 서울에 가야 한다.

버스를 예매하고 집안 정리를 한다.

내일 또 서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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