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나무에 꽃이 있다는 생각을 못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꽃이 있다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데 왜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을까..
맛난 열매를 탐하면서도 그 꽃은 기억하지 못하는 나무도 많다.
호두나무와 뽕나무도 그렇다.
호두와 오디는 그렇게 탐하면서 그 꽃을 잘 봐 둔 적이 없다.
밤나무 밤꽃은 그 향이 하도 독특해서 꽃을 알고 있다.
처음 간청재 이사 왔을 때 마당에 떨어진 밤꽃을 보고 뱀 허물이나 벌레인 줄 알았다.ㅠㅠ
몇 해 전 가죽나무꽃도 처음 알았다.
마당에 하얗게 떨어진 것들이 무엇인지 궁금했을 때 그것이 가죽나무꽃이란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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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나무꽃
간청재 마당 한쪽에는 매화나무와 가죽나무가 있다. 매화를 보고 빗소리를 듣는 집(간청재)이니 매화나무를 무척 사랑하지만 그 열매 매실은 어쩌지 못해 고민이다. 살구나 자두처럼 그냥 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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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뒷마당에서 풀을 뽑다가 빨간 꼬투리 같은 것이 잔뜩 떨어진 것을 보았다.
어디서 떨어진 것일까?
눈을 들어 살펴보니 단풍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단풍나무?? 꽃??
일어나 살펴보니 과연 빨갛고 조그만 꽃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오~~~ 단풍나무꽃이구나!!!
골고루 하나하나 살펴보니 그 생김이 어여쁘다.
내가 원수 대하듯 뽑아버리는 잡초들도 그 꽃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다 아름답다.
아직 호두나무꽃은 보지 못했다.
올해는 잊지 말고 호두나무꽃 살펴봐야겠다.
창고 문 앞에 매발톱이 피기 시작했다.
할미꽃과 마찬가지로 매발톱도 이상하다.
멀쩡한 화단에서는 피지 않고 돌틈이나 경계석 모퉁이에서 잘 자란다.
몇 해 전 창고 문 앞에 하나만 피었었는데 이제는 그 주변에 퍼져서 자리를 잡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