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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풍농월

빗소리 바람소리 그리고... 2014/01/29

by jebi1009 2018. 12. 26.


       

겨울비가 내렸다.
토요일 새벽길을 나서 지리산 부근으로 갈수록 빗줄기는 굵어졌다.
주룩주룩...꽤 굵은 빗줄기가 내린다.
간청재 처마끝으로 빗줄기가 떨어진다.
지리산 봉우리들을 감싸는 구름들은 시시각각 움직이며 한폭의 수묵화를 만들어낸다.
방 안에 누워 빗소리를 듣는다....


툇마루 위의 흙발자국이 선명하다..누구? 바로 나!


다음 날은 청명하게 맑은 하늘. 구름 한 점 없이 깨끗하다. 손바닥에 파란 물이 묻어날 것 같다...
처음으로 꼼지락거려 밖으로 나갔다.
집 뒤로 이어진 둘레길을 잠깐, 아주 잠깐 걸어보기로 했다.
간청재에 가서도 근방 100미터 이내에는 걸어 나가 보지 않았던 우리는 큰 마음 먹고 나섰다.
그래봤자 30분 정도 ㅎㅎㅎ

  일요일 아침..아침 햇님이 나오는 모습은 하루도 같은 날이 없다...


  용하게 죽지 않고 살아 남아 준 청매화나무...그 아름답고 청아한 꽃을 볼 수 있겠지...









  집 뒤로 올라가 둘레길과 만나는 곳에 가게가 있다. 지금은 휴업 중인듯...



  와불의 모습이 보이십니까?








한 바퀴 돌아 다시 우리집 뒷길로....





백장암으로 가서 스님을 잠시 뵙고
수월암도 살펴볼 겸 수월암으로 가서 스님과 차를 나누었다.





                산수유 빨간 열매와 노란 꽃이 함께 있다.
                가지를 꺾어 꽂아 놓으셨는데 꽃망울이 맺고 결국 그 망울을 터뜨렸다. 신기하고 아름답다.


                우리가 죽었다 깨어나도 감히 맛 볼 수 없다는 엄청나게 좋은 차...라고 스님이...ㅎㅎ



생초로 어탕국수를 먹으러 갔다.
어탕국수는 함양 조샌집에만 갔었는데 생초는 처음이다.
사람들이 엄청 많았지만 나름 친절했다. 2인분 이상 시키니 맛보기 피래미 튀김이 나온다.
김치 깎두기가 모두 생으로 나왔다. 나는 무김치건 배추김치건 생김치가 좋다. 아삭아삭..
소주 일병 반주 시켜 먹었다.
옆 테이블에 앉은 부부가 우리 먹는 것 보고는 소주를 시켰는데 딱 한 잔씩만 먹고는 안 먹는다.
그리고는 나를 보며 더 드시라고 권한다.
'남은 것은 가져가세요...나는 항상 그러는데..'
하니 웃으며 나더러 가져가시란다.
내가 그렇게 소주를 맛나게 먹었남?
어쨌든 피같은 술 뚜껑 덮어 옆구리에 끼고 나왔다. 남의 호의를 거절할 수도 없어서리 ㅋㅋ

                선물 받은 개인용 차탁이다.


                그런데 우리는 요렇게 사용한다 ㅎㅎㅎ


불을 모두 끄고 밖으로 나간다.
처음에는 한 두개 밝게 빛나던 별만 보이던 것이 조금 지나니 사방에서 마구 쏟아진다.
이상하게 간청재에서 보는 별은 주먹 만하게 보인다. 바로 지붕 위에 주먹 만한 별들이 달려 있다.
정말 누가 매달아 놓은 것 처럼 말이다...

소주 한잔(사실 한잔은 아니고 ㅎㅎ)에 세상은 다 내 것 같은 기분이고
하늘에는 큼지막한 별을 매달아 놓고
윈드차임 소리로 바람이 말을 건다.
또 하루가 지나간다...


  월요일 아침 7시 8분....
  오른쪽에는 초생달이 가운데에는 반짝이는 왕별이(사진에는 희미하게 보인다) 왼쪽에는 붉은 해가....


이제 속세로 돌아갈 시간. 오후의 일정 때문에 조금 서둘러 나선다...안녕...또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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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hippy 2014/01/29 21:35

    '안녕'하지 않아도 될 날이 곧 오겠지요? ㅎ...아침 산책길로 참 좋을 듯해요. 사진 속 느낌이 한 겨울은 아닌 듯하고...따뜻함이 느껴져요. 여긴 아직 으으...ㅎ. 그래도 잊고 있으면 슬그머니 옆에 와 있을 거예요.
    밤에 별을 보면서 인공위성도 찾아 보세요. 전 별 바라보기 할 때 마다 찾아요. 천천히 움직이는 별이 보이면 그게 인공위성이예요. ^^

    • 제비 2014/02/12 16:18

      '안녕'하지 않아도 될 날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ㅎㅎ

  2. 알퐁 2014/01/30 11:03

    봄이 깨어나는 게 막 간질간질 느껴져요 ^^

    • 제비 2014/02/12 16:19

      맞아요...그렇게 깨어나려고 얼마나 열심히들 사부작사부작 움직이고 있을런지...

  3. 美의 女神 2014/02/04 17:28

    참 좋네요... 간청재가 이젠 익숙해져서 우리 집(?) 같아요. ^^
    올해도 좋은 일로 가득하시길...

    • 제비 2014/02/12 16:19

      여신님도 좋은 일 가득하시길 빌어요^^

  4. 임수리 2014/02/07 10:58

    지리산 하늘을 보니 가슴이 콩닥.. 얼마만의 설레임인지 ㅎ
    컴퓨터 개비하고 즐겨찾기도 사라지고 해서 오랜만에 소식 봅니다.
    이번 토욜은 지리산 봄맞이 모임이 되겠네요.

    • 제비 2014/02/12 16:20

      수리님도 그랜드슬램 달성하시고 또 찐하게 회합합시다 ㅎㅎ

  5. huiya 2014/02/12 10:15

    마지막 사진이 좋아요. 모든 것이 넘치는 것 같다는... 예쁘고 아담한 개인용 차탁에 소주가 올라가니 요것도 넘쳐보인다는...

    • 제비 2014/02/12 16:22

      선물로 주신 뜨개실 이번에 받았어요.
      저까지 챙기시느라...뭐라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보내 주신 실로 무언가 열심히 만들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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