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올 시간이 훨씬 지났는데도 오지 않는다.
친구들이랑 놀다 오나...그럼 전화라도 할텐데...
내가 전화를 했다.
'엄마 나를 똥멍청이라고 불러줘..나는 그래도 싸..'
이건 또 뭥미?
이야기를 들어보니
오후 실기 시간에 날씨가 좋아 어린이 대공원에서 야외수업을 했단다.
그림 마무리해서 제출하고 그냥 홀가분하게 집으로 고고!!
등이 허전하지도 않았던가...
가방은 실기실에 놔두고 룰루랄라 몸도 가뿐하게 집으로 왔단다.
지하철을 갈아타기까지하고 집 정거장 바로 전에야 가방이 없다는 것을 알았단다.
그래서 다시 학교에 가서 가방 가지고 집으로 오고 있다는....
어이구 속터져!!!
중딩 때는 집에서 가방을 안 들고 가더니 고딩 때는 학교에서 안 가지고 오는구나...ㅠㅠ
초딩 저학년 때 나에게 쓴 딸내미의 각서. 하지만 결심하고 각서 쓴다고 고쳐지지 않는다는 것을
지금도 계속 계속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도대체 누굴 닮은거야?
용가리와 나는 서로 자기는 아니라며....
하지만 오가는 술잔 속에 싹트는 전우애로 우리는 서로 술술 불기 시작했다.
서로 자신이 똥멍청이라는 사실을 고백했다.
뭐 고백하지 않아도 안다.
대학원 면접시험도 까먹고 안 보러 간 용가리 아니던가...
게다가 회사 면접시험도 A그룹 가서 B그룹을 위해 일하겠다고 말하는 그 용기(?) ㅎㅎ
고딩 때 시험 전 날 친구들과 블루마블 게임을 열심히 하던 그 용기(?)
그러면서 마침 다음 날이 상업시험이니까 자신들은 시험공부에 매진한 것이었다나...
솔직히 나는 그러지는 않았다.
뭐 나도 똥멍청이 같은 구석이 많지만 그렇게 물건을 질질 흘리고 다닌다거나
중요한 일을 대책 없이 흘리고 다니지는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결혼은 내가 손해 보는 것 같다. ㅋㅋ
고백하면 난 나이 먹고 똥멍청이같은 짓을 많이 했다.....
한 잔 하니 김억의 '봄은 간다'가 생각난다.
친구들이랑 놀다 오나...그럼 전화라도 할텐데...
내가 전화를 했다.
'엄마 나를 똥멍청이라고 불러줘..나는 그래도 싸..'
이건 또 뭥미?
이야기를 들어보니
오후 실기 시간에 날씨가 좋아 어린이 대공원에서 야외수업을 했단다.
그림 마무리해서 제출하고 그냥 홀가분하게 집으로 고고!!
등이 허전하지도 않았던가...
가방은 실기실에 놔두고 룰루랄라 몸도 가뿐하게 집으로 왔단다.
지하철을 갈아타기까지하고 집 정거장 바로 전에야 가방이 없다는 것을 알았단다.
그래서 다시 학교에 가서 가방 가지고 집으로 오고 있다는....
어이구 속터져!!!
중딩 때는 집에서 가방을 안 들고 가더니 고딩 때는 학교에서 안 가지고 오는구나...ㅠㅠ
지금도 계속 계속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도대체 누굴 닮은거야?
용가리와 나는 서로 자기는 아니라며....
하지만 오가는 술잔 속에 싹트는 전우애로 우리는 서로 술술 불기 시작했다.
서로 자신이 똥멍청이라는 사실을 고백했다.
뭐 고백하지 않아도 안다.
대학원 면접시험도 까먹고 안 보러 간 용가리 아니던가...
게다가 회사 면접시험도 A그룹 가서 B그룹을 위해 일하겠다고 말하는 그 용기(?) ㅎㅎ
고딩 때 시험 전 날 친구들과 블루마블 게임을 열심히 하던 그 용기(?)
그러면서 마침 다음 날이 상업시험이니까 자신들은 시험공부에 매진한 것이었다나...
솔직히 나는 그러지는 않았다.
뭐 나도 똥멍청이 같은 구석이 많지만 그렇게 물건을 질질 흘리고 다닌다거나
중요한 일을 대책 없이 흘리고 다니지는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결혼은 내가 손해 보는 것 같다. ㅋㅋ
고백하면 난 나이 먹고 똥멍청이같은 짓을 많이 했다.....
난 이 아파트에서 15년 간 살면서 가끔 퇴근 후에 혼자서 똥멍청이처럼 미끄럼틀도 타고 구름다리도 올라가고
그네도 탔다. 그러고 나서 아이를 찾으러 갔다.
우리 아파트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나무다. 이 나무 밑을 지나갈 때면 향기가 아찔하다.
어쨌든 꽃은 하룻밤 사이에 미친듯이 다 피어버렸고
서로 손가락질 해 봤자 세 얼간이, 아니 세 똥멍청이가 모였으니 어쩌랴...
오랜만에 월남쌈이나 말아서 한잔씩 했다.
나는 와인, 용가리는 소주, 딸내미는 아리조나(홍차음료)
이제 비 한 번이면 꽃은 또 미친듯이 떨어지겠지....
한 잔 하니 김억의 '봄은 간다'가 생각난다.
<봄은 간다>
밤이도다.
봄이다.
밤만도 애닯은데,
봄만도 생각인데,
날은 빠르다.
봄은 간다.
깊은 생각은 아득이는데,
저 ---바람에 새가 슬피 운다.
검은 내 떠돈다.
종 소리 빗긴다.
말도 없는 밤의 설움.
소리 없는 봄의 가슴.
꽃은 떨어진다.
님은 탄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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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의 아파트와 빌딩, 수많은 차와 소음 가운데도 아름다움과 여유가 있었지요. 그래서 그게 더 소중했는지도 모르겠어요. 낭만이고 추억이라 불렀었지요. ㅎ...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는 것' 같아요...
아하하 저도 달밤에 혼자 아파트 놀이터에서 미끄럼틀 타다가 앞으로 꼬꾸라졌던 기억이 ㅎㅎ
그걸 우리 엄마가 창밖으로 보고 있다가 두고두고 놀렸습니다.
봄바람 꽃바람~
저는 주로 그네를 탔어요
향단이는 없었지만요...
추천사 -서정주-
향단아 그넷줄을 밀어라
머언 바다로
배를 내어 밀듯이
향단아
이 다수굿이 흔들리는 수양버들 나무와
벼갯모에 뇌이듯한 풀꽃데미로부터
자잘한 나비새끼 꾀고리들로부터
아주 내어 밀듯이, 향단아
산호도 섬도 없는 저 하늘로
나를 밀어 올려다오
채색한 구름같이 나를 밀어 올려다오
이 울렁이는 가슴을 밀어 올려다오 !
서으로 가는 달같이는
나는 아무래도 갈 수가 없다
바람이 파도를 밀어 올리듯이
그렇게 나를 밀어 올려다오
향단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