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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풍농월

햇볕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 2015/05/28

by jebi1009 2018. 12. 27.

햇살이 뜨겁다.
공기는 무겁지 않아 그늘에 살짝 들어가면 이내 시원해진다.
뜨거운 햇살을 받으며 함양, 인월 장을 돌았고
상림의 개양귀비 꽃밭을 보며 멀미를 했고
초파일 실상사에서 절밥을 먹었다.







크리스마스나 부활절에 교회에 가지는 않지만 초파일에는 절에 간다.
참고로 나는 크리스찬이다.
초파일 해가 질 무렵 집 근처 봉은사 나들이는 우리 식구의 즐거움이었다.
절 마당에 즐비하게 펼쳐 놓은 먹거리들을 먹으며 작고 예쁜 연등을 사서 집으로 돌아 오며 좋아했다.
너도님 덕분에 절밥을 먹어본 적은 있지만 초파일 절밥을 먹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용가리는 평생 처음으로 절밥을 먹었다.
고 3 딸아이는 초파일을 자기와 함께 보내지 않는다고 전화로 심통을 부렸다.




실상사 여기저기 나무 밑에 자리 깔고 즐기는 사람도 많이 보인다.


초파일 스님께 인사 드리러 가니 손님들이 많다.
신부님, 수녀님, 목사님, 원불교 교무님....
스님 방으로 들어가시는 손님들을 보니 참 보기 좋았다.
스님과 신부님 수녀님들의 그 온화하고 따뜻한 모습을 보니 '참 보기 좋으세요'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지난번 간청재에 심었던 오이 모종이 말라버려 다시 사서 심었다.
하루 두세 번 물을 주는 것이 중요한 일이 되었다.
매일 그러면 좋을텐데 2주에 한 번이니 그동안 그 작은 아이들이 어떻게 버틸지 걱정이다.
풀을 매주면서 잘 견디라고 말해 주었다.




  작은 매실나무에 매실이 달렸다. 신기하여라...

너도님과 설님이 미나리와 머윗대 채취에 팔을 걷었다.
잠깐 다녀가신 여신님도 함께 했다.
어마어마한 양에 놀랐다.
끊어 와서 다듬고 삶고 말리고...
난 4월에 고사리를 두어 번 삶고 말렸다. 이 정도면 엄청 많이 했다 싶어 고사리는 이제 그만...했는데
너도님은 굴하지 않고 고사리도 한 판 꺾어와 삶아 말렸다.
햇볕이 뜨거워 고사리는 반나절 만에 바싹 말랐다.





  폐현수막을 기증해 주신 너도님 동생분께 감사. 

상추, 열무, 취, 쑥...온갖 푸성귀를 다 넣어 부쳤다. 아마도 잡풀이 들어갔을지도 모르겠다.ㅎㅎ


찔레꽃 향이 이렇게 진하고 좋은지 몰랐다. 꽃차를 만든다고 말리긴 하였는데 어찌 될지.....


집 외벽에 붙은 콘센트 뚜껑이 바람에 자꾸 열린다. 서울에서 내려오면 항상 열려있다.
혹 번개라도 치면 위험할까 싶어 뚜껑을 꼭 붙였으면 좋겠다는 너도님 말에 따라 이리저리 연구하다
이렇게 임시방편으로 해 놓고 왔다. 다음 내려가면 어떻게 되어 있을지 궁금하다. 

올 처음 수박을 먹었다.
설님이 하사하신 커다란 수박을 잘라 툇마루에 앉아 마당에 씨 뱉으며 먹었다.
간청재 누마루도 문을 열었다.
누마루 사방 문을 열고 수박도 잘라 먹으니 정말 여름이 코 앞이다.
이제 스님도 결재 떠나실테니 석달 동안은 끈 떨어진 연처럼 시무룩해서 다닐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여름 간청재 기대된다. 마당에는 먹을 것도 많아질 것 아닌가..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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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hippy 2015/05/28 22:07

    작년에 심은 양귀비가 올해는 제법 무성하게 올라와있긴 한데요...봉오리가 맺혀도 활짝 피기나 할런지...ㅎ...기대는 늘 하지만 결과는 제 바램과는 다른 게 일반적이라서요. 나물 갈무리도 일인데...그래도 뿌듯, 흐뭇하셨겠어요. ^^

    • 제비 2015/06/23 16:39

      지금쯤이면 꽃들도 활짝 피었겠네요^^

  2. 너도바람 2015/05/29 11:04

    머위, 미나리 채취는 할만큼 해봤으니 내년엔 깨와 팥농사 도전.
    왕상전 고3님의 심기가 불편하지 않게 늘 살피지 않는건 내가 아는 사람중에 제비네 밖에 없다우.

    • 제비 2015/06/23 16:40

      깨 팥에 이어 벼도 심으시지요...
      그래서 팥시루떡 해 먹어요 ㅎㅎㅎ

  3. 알퐁 2015/06/07 07:59

    빛의 향연! 잘하면 고호도 나오게 할 만한 빛깔입니다.
    햇빛 좋은 날씨를 보니 전 더 춥습니다.

    • 제비 2015/06/23 16:41

      이제 많이 으슬으슬하고 썰렁하시겠어요.
      그래도 아주 많이 춥지는 않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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