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수요일 로스팅기계가 들어오면서 크게 신경 쓸 일은 다 치뤘다.
창고 한 쪽을 치워 커피공방....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공간을 만들었다.
간청재에서의 역사적인 첫로스팅이 있었다.
내가 원래 쓰던 직화식 후지로얄과는 달리 프로밧과 같은 열풍식이라 나름의 프로파일을 만드는데 좀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산골에서의 취미생활에 투자한 비용으로는 다소 과한 편이지만 그래도 죽을 때까지 잘 써야겠다.
물론 기계값 본전도 못 찾을지 모르나 사람이 어찌 본전 생각만 하고 살리요..ㅋ
도공의 집에 처음 갔을 때 샀던 종을 달았다. 한 20년은 된 것 같다.....
보스 오디오를 사면서 버리려고 했던 미니 오디오. 20년 동안 쓰고 다시 고쳤지만 또 고장이 났었다.
그런데 카세트 테잎이 되는 것이다. 스피커도 나름 괜찮고....
창고에 자리 잡았다. 추억의 내 카세트 테잎들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창고에서도 음악이 나오니 꽤 근사하다.
창고에 옷장과 신발장이 있다. 검은 색은 옷장, 흰 색은 신발장...
손바닥 만한 붙박이 장에 부피가 큰 겨울 점퍼들을 넣어 둘 수가 없어 옛날 말로 하자면 비키니 옷장을
샀다. 어린 왕자 그림은 딸아이가 그려줬다.
안방에 커피 테이블을 세팅했다. 좌식 차탁에 커피라니....ㅎㅎ
용가리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텔레비전도 개통되었다.
시골집의 상징. 첩첩 산중 작은 암자에도 그 위세를 당당히 떨치며 떡하니 달려 있던 그것.
바로 접시 안테나가 간청재에도 달리게 되었다.
하필 떡하니 입구에 붙이게 되었다.
모양 빠져서 별로 붙이고 싶지 않았지만 어쩌겠는가 거기 붙여야만 텔레비전이 나온다는데....ㅠㅠ
어쨌든 접시를 붙이니 텔레비전이 나온다..신기하여라...
평생 공중파 3개 채널만 봐 왔던 우리는 160여 개의 채널을 갖게 되었다. 와우~
안테나를 설치해 주시러 온 아저씨는 엄청 친절하셨다. 이웃 마을에 사시는 분이셨다.
주로 시골 마을 노인 분들을 상대하시기 때문에 설명도 상세하게 해 주신다.
채널이 많으니 선호채널을 입력해 놓으면 편하다고 직접 입력해 주신다.
입력하시면서 이건 드라마만 하는 채널, 이건 노래 나오는 채널....설명도 함께...
마을 대부분의 집에서 하듯이 종편 채널을 모두 넣으시기에 빼주세요, 빼주세요...했더니
아...종편 안 보시는 것 보니까 야당이시구나..하신다. 오잉?
그러시면서 나도 야당이오...하신다.
여기 분들은 다 새누리당이잖아요..했더니
본인은 원래부터 주변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아주 골수 야당이란다.
급 친밀감이 느껴졌다. ㅎㅎ
참 이상하고 재미있는 일이다. 사방 천지가 새누리당인 곳에서 조금이라도 아니다 싶으면 서로 낌새로 알아 차린다.
간청재를 지은 목수 아저씨도 진주 분이신데 골수 야당이라고 하셨다.
어찌어찌하다 서로 낌새를 알아 차리고 말씀하신 것이다.
우리는 당근 먼저 내보이지는 않는다. 이 험지에서 잘못하다가는 종북좌빨이 될 터인데 말이다...
하지만 어쩌다 보면 이렇게 상대방이 우리에게 신호를 보낸다.
그러고 보니 우리와 이곳에서 인연 맺은 사람 중에 이곳 토박이면서도 새누리당 아닌 사람들이 꽤 있네...
우리는 복도 많다 ㅎㅎㅎ
오늘 아침 일어나 마당에 나가니 매화가 이제 벌어지려고 준비하고 있다.
아침 산그림자와 마을에서 피어오르는 연기가 너무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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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웅 예쁜 노랑 (제가 가장 좋아하는 빛깔이랍니다 ^^).
차경이라던데 경치를 빌리기보다 소유하셨네요
저도 제일 좋아하는 색이 노란색이어요^^
커피 볶는 냄새가 어디까지 갈까요?
동경에 제가 사는 동네에 커피를 볶는 집이 있는데,
꽤 거리가 있어도 냄새가 풍겨 오거든요.
커피 볶는 냄새는 꽤 강해요
실내에서는 연기와 냄새 때문에 반드시 환풍 시설이 있어야만 해요...
커피 볶는 냄새는 방앗간 냄새와 거의 비슷해요..방앗간에서 기름 짜잖아요 ㅎㅎ
이쁘다, 노란 커피 볶는 기계.
좋겠다, 딸래미가 어린왕자 그려줘서.
장하다, 홍매. 꽃을 피위냈구나.
집집마다 저 접시 안테나가 참으로 생뚱맞게 젤 좋은곳에서 쥔 노릇을 하는것 같아
웃겼는데, 그런 사정이 있었구나. 그나저나 접시 안테나로도 인터넷선은 안되는개벼요.
근데 이상한 점은 텔레비전이 하루 종일 나오는데도 용가리가 별로 보지 않는 다는 점.
서울에서는 채널 3개 밖에 안되는 텔레비전을 끌어 안고 살았는데 말이어요 ㅎㅎ
언제까지 그럴지는 좀 더 두고 봐야겠지요?
새 로스팅 기계가 반짝반짝 빛을 발하네요. 커피향이 여기까지 전해지는 것 같아요.
오랫동안 쓰실 기계라니 본전 충분히 뽑으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골수야당끼리 서로 알아보고 접선하는 장면을 상상하며 혼자 웃습니다. ㅎㅎ
접선..ㅎㅎ
참 이상하게도 알아 보더라구요 ㅋ
꺄악~~ 로스팅 기계 세팅되고, 커피 공방^^ 완성되었네요.
한 마을에 살면서 블로그로 소식을 확인하다니..
지금 출근해서 애들 오기전에 블로그 들어 왔는데,
당장 놀러 가고 싶어요~~
언능 놀러 오세요~
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