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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풍농월

겨울 준비 2016/11/23

by jebi1009 2018. 12. 28.


       

한 달 동안 고생한 끝에 장작 창고(?)가 완성되었다.

기초를 완성한 후 지붕을 덮는 일만 남았었는데 지붕을 덮고 칠도 마쳤다.

원래는 그냥 칼라강판, 즉 간단하게 양철지붕으로 덮을 생각이었는데 또 귀가 얇아 아스팔트슁글로 하게 되었다.

지붕 재료를 사러 간 철물점에서 우리 구들을 놔 주신 분을 만났는데 우리 집 지붕이랑 같은 재질로 하는 것이

어울리고 보기 좋다고 꼬드기신(?) 것이다.

그것은 어려워 못한다는 용가리에게 별 것 아니다 쉽다 할 수 있다...하시면서...

그리하여 휙 넘어가 아스팔트슁글 지붕 재료를 사 오게 된 것이다.

용가리는 인터넷을 보고 공부하고 전화로 물어 보고 하면서 어찌어찌 완성하게 되었다.

양철판 하나만 덮고 끝내려고 했던 일이 커졌다.

osb합판을 덮고 그 위에 방수포를 붙이고 그 위에 아스팔트슁글을 붙여 나갔다.

그 과정에서 한 열 번은 싸웠다. ㅎㅎㅎ

마무리 칠은 내가 했다.

천장 부분의 가로목을 칠하는 것은 무척 힘들었는다.

하지만 미켈란젤로는 시스티나 성당에 천장화도 그렸는데 까잇거...하면서 꾸역꾸역 칠했다.

어깨와 목이 아파 죽는 줄 알았다.





osb합판 덮기


방수포 붙이기




아스팔트슁글 붙이기







내가 이것을 해 내다니...용가리 엄청 감격해 했다. ㅋㅋ






한 달 여 간의 대 장정 끝에 드디어 마무리!!


그 사이에 장작도 들여왔다.

목재소에서 목재를 만들고 남은 피죽을 샀다.

피죽은 값이 싼 편이어서 인기가 좋다.

좀 작은 피죽들은 동이 나고 겨우겨우 옆 골짜기 스님의 도움으로 큰 피죽들을 구할 수 있게 되었다.

피죽 값은 얼마 안 하지만 배보다 배꼽이 크다고 운반비가 더 비쌌다.

큰 트럭에 나무를 싣고 오는데 우리집 오르막 길에서는 나무 무게 때문에 앞 바퀴가 들려 재실부터 후진으로 올라오는 기염을 토했다.

앞으로 올라오기도 어려운 길을 큰 트럭에 나무를 싣고 후진으로 올라오다니...입이 떡 벌어진다.




부려 놓은 나무를 보니 그것들을 잘라 정리하는 일도 올 해가 가기 전에 다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ㅠㅠ

그래도 나무가 있으니 괜히 등이 따숩다. ㅎㅎ











사부작사부작 시작하여 반 정도 해 나가고 있다.

용가리는 엄청나게 말렸지만 내 직접 전기톱을 사용하였다.

처음에는 어렵고 잘 통제되지 않았으나 하다 보니 요령이 생기고 재미까지 느끼게 되었다.

손에는 물집이 잡히고 어깨와 팔이 빠질 것 같고 아침이면 손가락이 붓지만

쌓여가는 나무들이 이쁘기만 하다

'너 그러다 벌목하러 다니겠다' 용가리가 한 마디 한다.

아...요즘은 전기톱이 너무 사랑스럽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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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WallytheCat 2016/11/23 23:29

    와, 이렇게 훌륭한 지붕을 가진 장작 창고는 처음 봅니다. 두 분의 일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네요.
    장작도 가득 채우셨으니, 이제 겨울 날 채비는 얼추 끝내신 건가 싶네요.
    이 아침, '지리산 제비꽃' 표 커피를 우아하게 마시며, 두 분이 열 번쯤 싸우는 모습이 상상이 되어 홀로 웃습니다. ㅎㅎ

    • 제비 2016/11/30 21:44

      오~~ 태평양 건너 지리산 제비꽃 커피향이 풍기다니...엄청 반갑네요 ㅎㅎ
      싸우면서 크는거지요 뭐^^

  2. 샤프 2016/11/25 21:12

    어이구.....제비님도 당찬 아낙네님이 분명한거 같습니다. 전기톱을 사용하시고....
    암튼 조심해서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 제비 2016/11/30 21:45

      네 조심히 사용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3. wooryunn 2016/11/29 14:24

    귀농 선배인 저도 입이 안 다물어집니다.이렇게 고급진 창고 만드시다니~용가리님도 대단하시고, 특히 제비님은 엄지척 하고도 모자랍니다.전기톱이라니..

    • 제비 2016/11/30 21:46

      맨 땅에 헤딩하듯 그냥 몸만 쓰다가 기계를 쓰면 정말 감탄하지 않을 수없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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