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痛飮大快
  • 통음대쾌
취중진담

어버이날, 투표 2017/05/09

by jebi1009 2018. 12. 28.



어버이날 행사를 위해 서울에 다녀왔다.

간청재에 내려온면서 두 번의 명절과 양쪽 어머니들 생신, 양쪽 아버님들의 기일, 그리고 어버이날 서울에 가게 된다.

서울에 가면 식구들 얼굴 보고 밥도 먹고 쇼핑도 하지만 역시 딸내미 만나는 일이 제일 재미있다.

웃긴 얘기도 해 주고 잘 가는 주점이나 음식점에도 가고 화려한 디저트도 함께 먹고....

딸아이를 만나면 언제나 복장과 얼굴 검사를 거쳐야 하므로 나름 신경 쓰고 서울에 가게 된다. ㅋㅋ

용가리는 이발도 하고 나는 염색도 하고....대충 옷 입으려는 용가리에게

'그러고 가면 주희한테 혼나!'

이 한 마디면 나름 신경을 쓴다. ㅎㅎㅎ





대학가 주점에 간 것이 백만년은 된 것 같다. 어두컴컴한 실내와 미로 같은 자리들, 그리고 낙서로 뒤덮인 벽...옛날 생각이 절로 난다.



2차는 엄청 맛있다는 감자튀김과 꿀맥주. 맥주와 감자튀김만 파는 곳이었다. 감자튀김은 이제껏 먹어본 것 중에 제일 맛있었고 꿀맥주는 맥주 위에 정말 꿀을 뿌려 주었다. ㅎㅎ




다음날 쇼핑 중에 먹은 블루베리 파이와 바닐라 푸딩. 이런 것은 용가리랑 먹으면 맛이 없다. 역시 딸내미랑 먹으니 먹는 맛이 난다. 적절한 감탄과 환호가 함께 하니 말이다.ㅋㅋ


이번에는 사전투표도 함께 했다.

딸아이는 생애 첫 투표로 의미 있는 대통령을 뽑게 되었다.

어쩔 수 없이 오버랩되는 세월호 아이들 때문에 가슴이 아팠다.

그 아이들도 부모님과 첫 선거를 할 수 있었을텐데...울컥했다.

딸아이와 자연스럽게 나누게 되는 선거 이야기며 사회 전반의 이야기는 서로에게 도움되는 것이 많은 것 같다.


정의롭지 못한 사회 구조를 바꾸는 것은 정치라고...

나만 아니면 돼, 나만 통과하면 돼..이런 생각들을 전파하고 부추기는 것은 부당한 사회구조를 감추려는 사람들의 전략이고 결국은 모두 파멸하게 된다고...

정치하는 놈들 다 사기꾼이고 다 그 놈이 그 놈이라 말하는 사람들이 제일 무책임하고 나쁜 사람들이라는 이야기도 함께...

서울에서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옆에 앉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우연히 듣게 되었다.

중딩? 고딩?

연휴의 종지부를 찍으러 놀이공원 가는 여학생들이었다.

대학 진학과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그 중 한 아이가 말했다.

'나는 꿈은 없는데 돈은 많이 벌고 싶어...'

그래..이제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는 것은 유치원생 중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

내가 어떤 수준의 생활을 유지하며 살아갈 것인가가 자기 인생의 목표가 되어버렸다.

옛날처럼 '백만장자가 되고 싶어요'도 아니다. 그저 곤궁하지 않게 사는 것이 인생의 목표다.

이 아이들이 곤궁한 삶을 걱정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미래를 말하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사회가 해야 할 일 아닌감?

이 불평등하고 정의롭지 못한 사회 구조를 바꾸어야 하는 것 아닌감?

니가 열심히 안 해서 그런거야...니가 노력을 안 해서 바늘 구멍을 통과하지 못하는거야..

부자들이 더 잘 살아야 나라도 잘 사는 거아...그래야 너희들 콩고물이라도 얻어 먹지...

이런 되먹지 않은 논리로 정의롭지 못한 사회 구조를 더 심하게 만드는 것에 계속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지 않은가.

오늘은 대통령 선거일이다.

나는 이미 투표를 했지만 아침부터 마음이 불안하다.

전에 어떤 선거에서는 마음이 너무 불안해서 예약도 안 하고 치과에 가서 시간을 보낸 일도 있었다. ㅎㅎ

오늘 저녁 8시 이후 용가리와 나는 어떤 마음으로 술잔을 기울이게 될까?

그래...지리산까지 들어왔으니 안 되면 모든 언론매체를 다 끊고 땅이나 파면서 살지 뭐...

이렇게 방어기제를 가져보기도 한다.


* 어버이날이라고 우리도 선물을 받았다.


작년 어버이날 받은 카드...1년 동안 귀엽게 자리 잡고 있었다.

이번에 받은 어버이날 카드. 1년 동안 같은 자리에 있을 것이다. 엄마는 먹이를 찾는 새, 아빠는 집을 짓는 새라고....'그래 자기는 돌담 쌓고 집 안팎 보수하고 나는 텃밭 가꾸니 비슷하네' 했더니 용가리가 그런다. '나는 둥지 틀고 있을테니 너는 나한테 맛있는거 많이 해 주라는 뜻이야 ㅎㅎ' 나 그냥 노는 새 하면 안될까 ㅋㅋㅋ

덤으로 선물도 주었다. 사용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하면서 휴대용 거울을 주었다. 카드와 거울 직접 만들어 주었다. 특히 카드 종이와 거울 뒷면에 사용한 종이에 대해서 뭐라고 한참 이야기해 주었는데 까먹었다.


top
  1. WallytheCat 2017/05/10 01:22

    개표 현황을 보니, 앞으로 모든 매체를 끊고 땅만 파며 살지는 않으셔도 될 것 같은데요? ㅎㅎ
    축배의 술잔 기울이고 계실 두 분을 상상해 봅니다.

    • 제비 2017/05/12 11:27

      하루종일 신경 쓰느라 피곤했지만 당선 확실이 뜰 때까지 술잔 기울이며 텔레비전 봤슴돠~
      어제 그제 텔레비전 하루 종일 봤어요 ㅎㅎ
      문대통령과 청와대 인사들을 보며 안구정화 실컷 했답니다^^
      어쩔 수 없이 보이는 노무현 전대통령과 그를 돕던 사람들 때문에 울컥울컥하기도 했고요..

  2. 벨라줌마 2017/05/11 22:03

    ㅎㅎㅎ 저도 같은 댓글을 첫줄에 쓰려고 마음의 준비 하고 있었는데 왈리님이 제 마음 고대로 댓글을 써주셨네요 ^^

    모녀의 연예인 각도 설정샷 완젼 맘에 듭니다 ^^ 가끔씩 보게 되는 제비님 모녀 사진..... 제 롤모델 그림 그 피사체 속 주인공들 이십니다!!!!!
    그나저나...... 저 왕 계란말이...... 너무 너무 맛있게 생겼습니다!!!!!!! ㅎㅎㅎㅎ

    • 제비 2017/05/12 11:33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식을 가진 사람들이 미친듯이 물어뜯기 시작하겠지만 그래도 지금은 마음이 뿌듯합니다^^

      앗! 저것이 연예인 각도인가요? ㅋㅋ
      세레나 얼른 커서 우리 넷이 만나 계란말이에 소주 한 잔 하면 정말 좋겠네요~
      꿈이 너무 야무진가요?^^;;

  3. 알퐁 2017/05/16 20:14

    대학가 주점이란 낱말을 읽는 순간 코끝에 스치는 퀴퀴한 술 냄새 ㅎㅎ
    따님 솜씨 좋은 건 알고 있었지만 다시 한번 확인!
    그림 한점 찜해 놓은 흐뭇함 아 배부른 밤입니다~
    그나저나 땅만 파면서 살지 않으셔도 되네요 축하드려요^^

    • 제비 2017/05/24 12:11

      맞아요 퀴퀴한 술 냄새 ㅎㅎ
      요즘은 뉴스 보는 재미에 살아요~

  4. 너도바람 2017/05/19 01:08

    나도 이제 저렇게 폭신폭신한 계란말이를 만들줄 아는 사람이 되었어요. 기대하셈.

    • 제비 2017/05/24 12:12

      아...계란말이에 대한 이 욕망! ㅋㅋ


'취중진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80이 되면 2017/06/26   (0) 2018.12.28
생일상 2017/05/25  (0) 2018.12.28
갖고 싶은 것 2017/04/11  (0) 2018.12.28
땡땡이 2017/03/29  (0) 2018.12.28
건배!! 2017/03/11   (0) 2018.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