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 벌어진 생일상은 아니지만 가장 중요한 두 가지가 올라간 밥상이다.
생일의 상징 미역국과 용가리가 가장 좋아하는 계란말이.
지난번에는 빨간 팥이 들어간 찰밥을 했었지만 올해는 그것도 생략....
아침부터 밥하고 국 끓이고 계란 말았다.
그리고 용가리 턱 밑에 밥상 대령!
일년 중 유일하게 받는 아침상이라며 감격하며 좋아라한다.
밥 먹고 밥상을 치우면서 '나 오늘 생일인데 설거지해야 해?'
내가 오늘은 정말정말 특~별히 설거지해 준다. 설거지도 해 주었다.
고라니가 저질러 놓은 것 수습하느라 종일 바빴다.
하지만 그 와중에 읍내가서 케잌 사오고 저녁에는 고라니가 먹다 남긴 청경채와 오이 토마토 양파 등을 넣어 샐러드를 만들었다.
물론 샐러드는 내가 먹으려고 한 것이고 용가리는 사실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ㅎㅎ
생일에는 원래 딩가딩가 놀아야 하는데 하루종일 일만 했다며 용가리가 툴툴거렸다.
내가 한 마디 내질렀다.
'내 생일에 어떻게 해 주나 두고 보자'
그랬더니 잠잠해졌다.ㅋㅋ
그리고 다음날 딸아이에게서 선물이 도착했다.
내가 밥상 차려줄 때보다 더 헤벌레 좋아한다.
내가 사 주었으면 절대 입지 않았을 가슴팍에 상표 커다랗게 박힌 티셔츠를 보고는 엄청 좋아한다.
상표 박힌 옷은 질색하며 쳐다보지도 않던 우리 둘 모두 다 늙어서 소장(?)하게 되었다. ㅋㅋ
이렇게 용가리는 한 살 더 먹었다~~
* 내가 오더를 넣어 용가리가 만든 바나나 걸이.
나는 전에 백화점 찌라시 같은데서 바나나 걸이 같은 것을 몇 만원 씩 하며 팔길레 별 희안한 것도 다 판다...했었는데 필요성을 절감했다.
바나나는 그 편리성 때문에 여기 내려와 더 자주 먹게 되는데(일 하다 중간에 먹기 좋고 출출할 때도 먹기 편하다) 바나나가 바닥에 닿으면 금방 물러지고 상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옛날에는 왜 몰랐을까?
그래서 하나 만들라고 주문했다.
역시 끼워 맞추는 방법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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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갈한 생일상입니다!
용가리님(?)께서는 전생에 나라를 구하신 듯 ^^
우와~ 다들 비웃는 생일상인데 이리 말씀해 주시니....ㅎㅎㅎ
어 정말로 비웃어요? 농담이겠지요 ㅎㅎ
어느 화려한 상이 손맛 어린 직접 요리한 정성스러운 상을 이길까요 ^^
아무래도 계,사,모 창단해야 할 듯 합니다. 어감이 쬐~~~금 난감하긴 하지만 계란말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일단 벨라줌마! 용가리님! 너도바람님! 그 외 여기 붙으셔요!~~~~하시면 엄지 손가락 얹으실 분들 모아 모아..... 제비님이 대표로 총대 메시고 창단해요 우리!!!!ㅎㅎㅎㅎㅎㅎㅎㅎ 몇일 지났지만..... 용가리님의 생일 진심으로 축하축하!!!!(일면식도 없는 용가리님께 친한척 하는 푼수 벨라줌마입니다^^)
일면식도 없는 벨라님께 축하를 받는 용가리는 뭔 복이랍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