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 기록적인 더위를 기록했지만 간청재에서는 선풍기 하나 틀지 않고 여름을 났다.
낮에는 작열하는 태양으로 열기 뿜뿜이지만 해가 넘어가면 서늘할 정도의 기온으로 열대야는 없다.
낮 동안에도 간청재 마루에 등 붙이고 누워 있으면 시원한 느낌이다.
다락에 올라가 있는 선풍기는 올해도 아마 내려오지 않을 것 같다.
그래도 잠깐의 시원함이 목마를 때가 있다.
저녁 준비로 부엌에서 화기를 사용하고 뜨거운 음식을 먹을 때, 확 열이 오를 때(갱년기 증상?)...
부채가 정답이었다.
살면서 부채를 그리 애용하는 편은 아니었다.
선풍기나 에어컨이 있었고 부채질이라는 행동을 귀찮아했기 때문도 있었다.
간청재 내려오면서 집에서 굴러다니는 부채가 요긴해졌다.
물론 시원함도 주지만 제일 큰 활용도는 벌레를 쫓아내는 일이었다.
벌레를 발견하면 부채를 들고 조용히 다가가 부채 위에 살포시 올라가게 한 다음 잽싸게 밖으로 던지는 것이다.
부채가 두 개 필요할 때도 있다. ㅋㅋ
벌레 옮기기용 부채가 아니라 시원한 바람을 우아하게 만들 수 있는 부채가 생겼다.
봉암사 스님에게 선물 받은 것이다.
하안거 중인 스님을 뵈러 봉암사에 다녀왔다.
결제 중에는 뵙기 어렵지만 음력 4, 14, 24일은 스님들 목욕 삭발일이라 잠시 뵐 수 있다.
봉암사 동암은 언제나처럼 예쁘고 스님이 내어 주신 차는 향기로웠다.
오랜만에 보는 딸아이에게 부채를 주시면서 우리에게도 하나씩 주셨다.
위에서부터 딸아이, 용가리, 내 부채
스님이 주신 부채를 펼치니 괜히 폼나는 것 같이 기분이 좋다. ㅎㅎㅎ
요즘은 각자 자기 부채를 하나씩 챙기고는 애용하고 있다.
이렇게 멋진 부채도 생겼으니 올해도 선풍기가 다락에서 내려올 일은 없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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