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박 6일 서울에서의 대장정을 마치고 간청재로 복귀했다.
시댁과 친정의 명절 의무방어전을 마치고 친구들과 딸아이와 도시의 진한 냄새를 만끽했다.
이곳에 살면서 특별히 불편한 것은 없지만 그래도 서울 가면 또 사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들이 있다.
추억이랄까....그리움이랄까...
내 반평생을 넘게 살아온 곳이니 그곳이 지겹고 따분해서 떠나오기는 했어도 나름 그리워질 때가 있다.
한동안은 이러저러한 일들로 서울에 가야 하기 때문에 일 년에 두어 번은 도시 냄시를 맡을 것 같다.
부모님 댁에 머무는 것이 편치만은 않다.
그래도 생활 습성이 비슷한 친정이 편해서 그곳에 더 있는 편인데 끊임 없는 엄마의 잔소리를 들어야 하는 일이 참으로 고되다(?) ㅠㅠ
아침 좀 먹어라, 이것 좀 먹어라 이것 좀 마셔라...
50된 딸에게 뭘 그리 못 먹여서 안달이신지....쩝...
이번에는 서울 중심의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해볼까 생각도 했었는데
에이 그 돈이면 회를 한 접시 먹지...하는 마음에... ㅋㅋ
어쨌든 집없이 떠도는 신세는 고단하기만 하다 ㅠㅠ
이번 나들이에서 단연 히트는 슬러시 소주!!
딸아이가 인솔(?)하여 함께 간 고깃집이 넘나 좋았다.
물론 손님 중에 용가리와 내가 최고령자 ㅎㅎ
고깃집 사장님은 캔자스 들판을 뛰어다니는 들소 같고 종업원들도 그에 못지 않게 박력넘치게 친절하다.
주종목은 항정살과 목살인데 양념을 살짝하여 초벌구이를 해서 나온다.
딸아이의 조언에 따라 항정살만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이 얼마만에 먹어보는 외식이냐...
시골에서는 외식이 거의 불가능하다.
물론 면이나 읍에 가서 먹고 올 수도 있지만 우리는 꼭 반주를 해야 하기 때문에 집으로 돌아올 방법이 없다.ㅠㅠ
그래서 항상 집에서만 먹었다.
가끔 '아...음식점 가서 술 마시고 싶다...' 용가리와 넋두리하기도 ㅋㅋ
게다가 딸아이가 그렇게 자랑하던 슬러시 소주가 똭!! 함께 하니 이런 꿀맛도 없다.
2차는 꼬치와 생맥주.
역시 시골에서는 생맥주 마시기가 어렵다.
수요가 많지 않으므로 생맥주를 잘 안 판다.
3차는 달콤한 케잌과 커피...
옛날 회식할 때보다 더 많이 먹은 것 같다. ㅎㅎ
다음 날은 옛날 우리들 나와바리에 가서 생선회에 한 잔.
한글날 태어난 딸아이 생일을 조금 앞당겨 원하던 케잌 사서 함께 촛불도 불었다.
한 동안 아껴 먹을 내가 좋아하는 쿠키도 두 통이나 사서 들고 왔다.
꽉 찬 스케줄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돌아오니 잘 먹고 잘 놀아도 몸은 피곤피곤피곤.....
간청재는 바람 소리 하나 없이 조용하기만 하다.
돌아온 첫날은 마음이 조금 허하기도 했지만 이제 둘 다 간청재 모드로 돌아왔다.
나는 텃밭 정리를 해야 하고 용가리는 예초기 휘발유 사러 면에 나갈 것이다.
우리는 다시 장화를 신는다.
'취중진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랑질~ 2017/11/22 (0) | 2018.12.29 |
---|---|
파업을 뚫고... 2017/11/11 (0) | 2018.12.29 |
음식 2017/07/22 (0) | 2018.12.29 |
긴급재난문자 2017/06/26 (0) | 2018.12.28 |
내가 80이 되면 2017/06/26 (0) | 2018.12.28 |
어머니의 잔소리는 전세계 공통어일 거에요. 잔소리 안 하는 어머니가 또 있을까 싶기도 하고요. ㅎㅎ
따님을 통해 새로운 문물을 익히는 맛이 쏠쏠하실 듯 합니다. 소주 슬러시! 괜찮을 것 같은데요.
추석 잘 보내고 귀가하셨다니, 반가워요!
왈리님 반가워요!!
저도 잔소리하는 엄마가 되지 않으려고 다짐하고 잔소리 별로 안 한다고 생각하는데 딸아이 입장에서는 반대겠지요? ㅋㅋ
촌 사람 성내 구경한 셈인가요? ㅎ... 대도시 밤의 놀거리들이 불가능한 곳에 살다보면 그립지요. 가족끼리 회식이라도 그게 어딘가요? ㅋㅋ 전 부럽습니다. ^^
맞아요..별 거 아니라도 못하는 상황이 되면 다 그립고 하고 싶은 것 같아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