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오랜만에 일명 똥차를 봤다.
그것도 우리집 마당에서..ㅎㅎ
정화조 오폐수 수거차량? 오~NO! 똥차...정말 친근하고 푸근한 단어 아닌가!!
도시에서는 거의 아파트에서 살았기 때문에 직접 화장실 정화조를 관리할 일이 없었다.
아파트로 이사오기 전 아주 어렸을 때 동네 골목에서는 심심치 않게 똥차를 봤었다.
심지어는 아침에 똥차를 보면 그날 재수가 좋다는 말도 있었다.
그 추억의 똥차를 직접 우리집으로 초빙해서 보게 된 것이다.
용가리 아버지는 똥퍼요
그렇게 잘 풀 수가 없어요
한 번만 펐다 하면 한 번만 펐다 하면 국물도 안 남기고 싹 퍼요
그래서 용가리도 잘 퍼요
그렇게 잘 풀 수가 없어요~
(계속 반복)
'꽃집에 아가씨는 예뻐요 그렇게 예쁠 수가 없어요..'를 개사해서 부르던 노래다.
이 노래는 나이 먹어서 엠티 갔을 때 불렀던 노래.
아마도 어린 시절 불렀다면 누군가를 놀려 먹으려고 불렀던,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게되는 노래였을지도...
그런데 나이 들어 술 한 잔 먹고 부른 이 똥퍼 노래는 그렇게 유쾌할 수가 없었다.
생뚱맞은 소린지 모르겠지만 난 아무래도 성악설이 맞는 것 같다.
몰라서, 생각이 없어서 등등의 이유로 어린시절 잔인한 구석이 더 많았던 것 같다.
만약 우리 아버지가 정말 똥푸는 일을 했다면, 그래서 그게 부끄러운 약점이었다면
그런 생각을 갖게 된 것은 그 사실을 놀리고 찔러댔던 주변 아이들 때문이었을 것...
뭐 그렇게 생각한 어른들도 있었겠지만 그래도 어른이니까 입밖으로 대 놓고 놀리지는 않았을테니까...
그렇게 놀림 받지 않았다면 '**네 아버지는 똥퍼요~'노래를 그냥 유쾌하게 부르는 어른이 됐을 것 같다.
똥푸는 일에 대한 그릇된 생각을 아이들에게 은연중에 심어준 것은 천박한 어른이라는 반론도 있을 수 있다.
그렇다해도 그것을 놀림과 공격의 무기로 삼고 그것으로 재미를 느끼는 것은 역시 잔인한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이 더 잔인하다고 생각한다.
옛날 동네 바보형 놀리고 못살게 구는 것도 다 아이들 아닌감?
오히려 그런 아이들을 혼내고 바보형 데려다 밥도 먹이고 하는 것은 어른들이다.
아...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진다.ㅠㅠ
오랜만에 똥차 보고 감동해서 그만....
용가리와 나는 우리집 똥 푸는 날 '용가리 아버지는 똥퍼요~ 제비네 아버지도 똥퍼요~' 노래를 목청껏 불러댔다.
어쨌든 나는 똥차가 좋다. (이게 무슨 황당한 결론? ㅋㅋㅋ)
그런데 다스는 누구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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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 사시니 이런 서비스도 받아야 하는 군요. 정말 옛 생각 나네요.
똥차가 녹색으로 칠해져 있어 다행이다 싶네요. 결국 자연으로 돌아가 녹색이 된다는 의미일까요. 만일 이 차가 온통 갈색으로 칠해졌더라면, 속 좀 울렁거릴 것 같아요. ㅎㅎ
오~ 왈리님 덕에 좋은 깨달음을 얻었네요!
똥차가 옛날부터 녹색인 이유가 있었군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