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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풍농월

춘설 2018/03/08

by jebi1009 2018. 12. 29.

       

'그런데 춘설이가 누구야?'

용가리가 아침 풍경이 넘나 예뻐서 친구들 밴드에 사진을 올렸더니 친구들이 농담으로 던진 말이다.

'ㅎㅎㅎ 춘설이가 바빠서 서울까지는 못 갔구나..'

용가리의 답이다.

이불 속에서 용가리의 이야기를 듣고 낄낄거리며 이불 밖은 위험한 듯 나올 생각이 없다.

누워서 힐끔 보는 바깥 풍경은 온통 새하얗다.

휴대폰으로 이것저것 뒤져보며 이불 속에서 노닥거리는 맛은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 것이다.

눈이 내려 쌓이면 눈빛 때문에 집 안이 훨씬 더 환하다.

긴급 재난 문자가 세 번이나 빽빽대고 울려댔지만 출근 걱정 없이 이불 속에서 뒹굴거리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둥이들은 학교에 어떻게 가지?

둥이 엄마 출근하기 힘들겠다...

잠시 이웃 둥이네 걱정이 되기도 했다.








눈이 엄청 왔다.

눈이 무거워 나뭇가지들은 휘어지거나 부러지기까지...

시간이 지나자 눈덩이들이 후두둑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눈빛에 빛나는 세상은 이따금 떨어지는 눈 소리만 들릴 뿐 사방이 고요하다.

아...좋다....

늦게 일어나 뜨개질하던 쉐타를 마무리해서 완성하고 오후에는 음악 들으며 반신욕으로 호사를 누렸다.

춘설이가 와서 괜히 설레고 기분이 들뜬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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엮인글

  1. from Koh's Course 2018/03/21 12:37

    제목: 춘설이 1

    오늘 동경은 아침부터 눈이 오고 있다. 제비님 블로그에 등장한 '춘설이'다. 동경에 30여년이나 살아도 이 계절에는 여행을 가서 동경에 잘 없다. 그래서 자신있게 말 할 수 없지만, 이 시기에 눈이 온다는 건 드문 일인 것 같다. 아침에 침대에서 나오기가 싫었다. 오늘은 춘분이라고 휴일이라, 도서관이 문을 닫는다. 도서관에 가지 않아도 정상적인 생활에 돌아가야 해서 일어났다. 집안이 겨울 느낌이다. 커튼을 열고 창밖을 보니 눈이 오는 것 같다. 설마,
  1. huiya 2018/03/09 12:25

    춘설이가 대단한 위력을 발휘했네요.
    동경은 어제와 그저께 오늘까지 비가 오고 있어요.
    어젯밤은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쉐타가 멋있어요!

    • 제비 2018/03/14 20:52

      춘설이가 대단했어요 ㅎㅎ
      3월에 꼭 한 번씩 큰 눈이 온다더니 정말 그 말이 맞네요^^

  2. 설리 2018/03/09 23:39

    나라의 좋은 소식에
    하늘도 춘설이를 특사로 보내신 듯.
    저도 사알짝 설레고 들뜨고 그랬습니다~~~

    • 제비 2018/03/14 20:54

      섬도 아닌데 섬처럼 살지 않아도 되는 날이 곧 오겠지요? *^^*

  3. 노랑기자 2018/03/15 18:02

    와아-! 너무 아름다워요.
    가슴이 훤해요.

    • 제비 2018/03/21 13:38

      너무 추워서 길이 얼어붙지만 않는다면 눈 내리는 풍경은 언제라도 환영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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