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 가고 있다.
4월은 잔인한 달이기도 하고 사기치는 달이기도 하다.
눈부신 햇살과 따뜻한 기온이 계속되지만 차가운 바람과 날카로운 공기...
보기에는 얇은 블라우스에 짧은 스커트를 입고 나가도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그렇게 입기에는 싸대기 때리는 바람과 거친 공기가 결코 따뜻하고 포근한 계절은 아닌 것이다.
예전 직장에 다닐 때 4월은 참 곤란한 달이었다.
봄바람 맞아 봄 옷 산다고 나섰을 때 샀던 옷은 제대로 입지도 못하고 처박히기 일쑤였다.
하늘거리는 스커드와 보들거리는 블라우스....
그렇게 입고 나갔다가는 얼어죽기 딱 좋았다.
4월은 보기에는 따사롭지만 막상 나가보면 싸대기 후려치는 바람과 날카로운 공기의 흐름이 입술을 파랗게 만들었다.
그리햐여 보들거리는 스커트와 블라우스는 기다리고 기다리며 입게 되었으나 결국 땀 질질 흐르는 계절이 오고 마는 것이다.
잠시 외출할 때에는 보들거리는 블라우스를 입어도 되겠지만 아침에 나가서 오후 늦게 돌아오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그 옷이 정말 어느 타이밍에 입어야 할지 모르는 옷이 된 것이다.
어쨌든 그런 옷들이야 상관 없는 일상이 되었지만 지금도 4월은 중요하다.
밭을 만들고 씨았을 뿌리고 모종을 심어야 하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가장 기분이 좋을 때는 씨앗을 뿌리거나 모종을 심었을 때 바로 비가 오는 것이다.
그 뿌듯함이란....ㅎㅎㅎㅎ
어제까지 비가 내리고 날씨가 흐리니 그 전에 모종을 사다 심을 것을....하는 후회가...
이번 장날에 모종 사다 심고 식료품도 사와야 할 것 같다.
마을에는 고사리 시즌도 시작되고 각종 순을 먹는 시즌도 돌아왔다.
호기심에 어머어머어머~~하던 시기는 지났으니 이제 좀 더 차분하게 텃밭을 일궈야 할 것 같다.
조바심 내지 말고 욕심 내지 말고....
첫 고사리를 삶아 말렸다. 올해는 작년에 비해 올라오는 고사리가 엄청 줄었다.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 그냥 그렇다.
간청재 엄나무순...살짝 데쳐 초고추장에 찍어 먹었다.
이것은 드룹!! 앞집 아저씨가 산에 갔다 오시면서 나눠 주고 가셨다. ㅎㅎ
도라지가 에쁘게 올라왔다.
더덕...물론 도라지나 더덕도 내가 잡초를 뽑고 나니 인물 값 하는 것이다.
잡초들에 파묻혀 뭐가 뭔지 모를 때가 엊그제인데 이제 잡초와 더덕 도라지는 구분할 수 있다. ㅋㅋㅋ
산골 저녁 밥상! 드룹 데친 것, 부추 오이무침, 김장김치 볶음, 두부.................그리고 한가지 럭셔리 기네스 드래프트 ㅎㅎㅎ
마루 덧문이 찢어지고 더러워져 보수에 나섰다.
사포질하고 오일스텐 바르고 창호지 갈고...
덧문을 떼어내니 뷰가 다르다~~~
아침 구들방에서 바라보는 아침 안개...덧문이 없으니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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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빛 간청재,
오동통한 고사리,
창호지로 들어오는 맑은 햇살
마음은 간청재로 달려갑니다~~~
몸도 달려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