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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풍농월

아...고라니 ㅠㅠ 2018/05/19

by jebi1009 2018. 12. 29.

       

고라니의 습격을 받았다.

방심은 금물이다.

작년 한 차례 습격을 받은 후 나름 선별해서 방어막을 쳤지만 고라니 역시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모종 한 판을 다 먹어치운 고라니를 경험한 후 땅콩에는 울타리를 쳤다.

벌레의 공격이 심한 청경채 비타민 치커리 쌈배추 등등은 고라니도 공격하므로 한냉사로 방어했다.

그러나 상추를 공격할 줄은 몰랐다.

보통 상추는 벌레도 안 먹고 고라니도 먹지 않아서 참으로 속 편한 채소였다.

상추에는 독이 있어서 그렇다는 말이 많았다.

그런데 먹을 것이 없어서 그랬는지 올라오는 상추 어린 잎들을 먹어치우고 뽑아놓고 난리도 아니었다.

어린 잎들이라 그러니 잎이 크면 독해서 안 먹을 것이라는 생각에 참고 견뎠다.

그런데 잎이 자랄 새도 없이 또 와서 먹어치우고 뽑아놓고 발자국을 남기고 사라졌다.

어쩔 수 없이 상추에도 울타리를 치고 말았다. 몇 개 안 남은 상추라도 먹어보려고...ㅠㅠ

이러다 고라니의 안전지대에 있던 고추나 토마토 잎도 먹어치우는 날이 올 것 같다.

작년 예쁘게 피었던 수련은 이미 고라니가 잎을 먹어치워서 올해는 꽃 보기는 틀렸다.





작년 예쁘게 피었던 수련. 올해는 올라온 연잎들을 고라니가 먹어치워 버렸다. ㅠㅠ






고라니의 상추 습격



5월 가정의 달 행사 치르러 서울 다녀오고, 뜻하지 않은 상이 있어 문상하느라 또 다녀오고

봉암사 스님 뵈러 다녀오고 비도 내리고 어쩌고 하다 보니 풀이 또 극성이다.

당일치기 서울행은 이제는 정말 피곤하다.

그렇다고 자고 오는 것이 덜 피곤한 것도 아니다.

집 없는 사람이 서울에서 떠돌다 내려오면 몸이 천근만근....

그래도 서울 가서 먹고 싶었던 냉면 먹었다. ㅎㅎㅎ







문경까지의 거리도 만만치 않은 거리다.

봉암사가 좀 가까운 곳에 있으면 얼마나좋을까...

이런 하나 마나 하는 쓸데 없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상하게 힘들었다.

그래도 스님 뵙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참 좋다.

별 특별한 말씀을 하시는 것도 아닌데 그냥 재밌고 마음이 편하다.

아! 편한 것은 아니다. 언제나 긴장되고 쫄보가 된다. 특히 용가리는 바짝 쫄 때가 많다. ㅎㅎㅎ

또한 용가리는 방바닥에 오래 앉아 차 마시면 괴로워한다.

기댈 곳도 없고 다리도 펼 수 없으니 말이다...ㅋㅋ

'스님은 별 말씀은 안 하시는데 이상하게 스님 말씀이 마음에 많이 남더라...'

용가리의 말이다.

이번 스님의 실크로드 여행길에 만난 부처님 사진을 보여주셨다.

어느 큰 절 구석진 벽에 있는 부처님인데 참배하거나 절하는 사람도 없는 부처님이셨단다.

그런데 이 부처님이 그렇게 좋고 마음에 드셨다고...


왜 좋으신데요?

좋은데 이유가 있나...그냥 좋은거지...


웅장하고 큰 절 폼잡고 앉아 있는 부처님을 보면 어떨 때는 절 하기 싫을 때도 있다고...

이 부처님은 참으로 좋으시단다....


이번 스님의 여행길에서 만난 부처님 사진.

구석에 있는 이 부처님이 그렇게 마음에 들어 한참을 보고 사진에 담아 왔다 하셨다.

사진관 가서 좋게 사진으로 뽑아 액자에 담아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싶다 하셨다.

'너는 예수 믿으니까 필요 없지?' 하시기에 '저도 주세요' 했다. ㅎㅎㅎ





스님 암자에 있는 목불탱화. 이번에 천재조각가가 완성한 작품이다.




수레국화가 예쁘게 피었다.

작년에는 보기 힘들었던 양귀비꽃도 피었다.

꽃은 한 송이만 피어도 끊이지 않고 꽃을 볼 수 있는 것 같다.

그렇게 양귀비꽃씨를 뿌렸는데 풀 틈에서 맥을 못추고 꽃도 제대로 피우지 못했는데,

그래서 포기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꽃도 풀도 나무도 들여다 보고 있으면 참으로 신기하다.

내 짧은 생각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서 감탄과 놀라움을 만들어낸다.

뻔뻔한 놈, 질긴 놈, 얄미운 놈, 속 없는 놈....

저마다의 살아가는 방식, 살아 남는 방식이 참으로 놀랍다.

내가 이곳으로 오지 않았다면 죽을 때까지 알지 못했던 감동일 것이다.










불두화가 탐스럽다. 이제 곧 작약이 꽃망울을 터뜨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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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리 2018/05/25 19:50

    고라니가 수레국화를 안 먹어 다행임다. ㅎㅎ
    제가 정말 좋아하는 꽃이거든요.
    6월까지도 있을라나..*^^*

    • 제비 2018/05/26 21:21

      수레국화는 아마도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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