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청재에도 대문인듯 대문아닌 대문같은 대문이 생겼다.
며칠 동안 용가리가 고심하여 만든 것이다.
긴 목재 구입을 위해 이웃 둥이 아빠의 수고도 함께 했다. 감사~~
사실 대문이라는 것이 애매해서 그냥 없이 살려고 했었다.
차도 드나들고 워낙 입구도 넓고....
그런데 그렇게 살다 보니 뜻하지 않은 방문(?)을 받게 된다.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오가지는 않지만 그래도 어쩌다 차량이 들어서게 되면 우리집 마당으로 들어와 차를 돌린다.
조금 더 가면 돌릴 곳이 있는데 당연하다는 듯이 마당으로 차가 들어온다.
뭐 초행이고 지리도 잘 몰라 그럴 수도 있는데 너무도 당연하게 마당으로 들어오니 놀라기도 한다.
그리고 사람이 있으면 차를 돌린다던가 뭐 그런 언질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쳐다보는 사람 무안하게 그냥 당당하게 쑥 들어와 나간다.
어떤 때는 차를 마당에 세워 놓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쩝...
차도 그렇지만 지나가는 사람도 쑥 들어올 때가 많다.
인기척 없이 쓱 들어와 두리번거리는 사람 때문에 텃밭 풀 뽑다가 놀란 적도 많다.
산골 인적이 드문 곳에 사니 차 소리나 사람 소리가 나면 엄청 긴장하고 신경이 쓰인다.
한번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아웃도어로 무장한 아주머니가 너무도 당당하게 집 마당으로 들어섰다.
마당 풀 뽑다가 무슨 일인가 싶어 일어나 쳐다 보는데도 그냥 마구 들어와 돌아다니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무슨 일로 오셨냐고 물으니 그제야 집 구경 좀 하려고 그런단다.
그러면서 여기저기 다니고 전망이 어떠네 뭐가 있네 어떠네...하면서 휘젓고 다니는 것이다.
물론 지나가다 들어올 수도 있다. 집구경 마당구경 전망구경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이 있으면 좀 들어가도 되냐고 양해를 구해야 하는 것 아닌감?
외부와 구분을 두기 위해 낮게 돌담을 쌓았는데도(돌담 역시 용가리의 혼이 들어간 대대적인 작업이었다)
대문이 없으니 아무래도 너무 개방적으로 보이나보다.
그리하여 세상 어디에도 없는 대문(?)이 하나 생겼다.
경첩을 달아 열고 닫을 수 있게 했다.
대문이 머릿속에서부터 눈 앞 실체로 나타나기까지 용가리는 요 며칠 보기드문 집중력을 보였다.
용가리는 나에게 이런 저런 설명과 함께 보완할 점과 불만스러운 점을 말했지만
나는 별 관심이 없어 대충 들었다.
왜냐면 보기에 나쁘지 않으면 되니까...ㅎㅎ
난 맘에 들었다. 그리고 약간의 장식을 해 볼까 생각 중이다.
용머리 조각은 못해도 끝에 작은 종이나 달아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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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소박하면서도 기능적인 대문!!
멋져요~~!!
어설프지만 달아 놓으니 확실히 효과는 있는 것 같아요^^
초장 글을 읽으며.... 아... 진짜 대문이 필요하시겠다.... 생각이 들어 진지모드로 갔다가...... 사진 보고 빵! 터졌습니다 ^^
아트필링 물씬 대문! 최곤데요? ^^
ㅎㅎㅎㅎ 우리에게는 진지한(?) 대문인데요~~
대문이 아니라 작품이네요.
땅에 발을 붙이고 있는 모빌 같아요.
제비님만 감각적인 줄 알았는데
용가리님도 예술적 감수성이 풍부하시네요~
그나저나 우리도 대문 해야겠어요.
wooryunn님 네는 든든한 수문장이 둘이나 있잖아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