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에 감자를 수확했다.
원래 고구마는 감자고 감자는 하지감자라고 불렀단다.
하지 무렵에 수확한다고 해서 잘 살펴보고 있었는데 잎이 누렇게 되기 시작하고 곧 비가 온다는 예보도 있어 감자를 수확했다.
작년과 다르게 감자꽃이 피지 않아 걱정했는데 그래도 감자는 몽글몽글 흙 속에 있었다.
물론 실한 것은 몇 개 되지 않고 크기도 천차만별, 벌레 먹은 것들도 있었지만 두 식구 먹기에는 충분한 양이다.
수확한 감자는 그늘에 말려서 보관해야 했기에 비가 오기 전에 수확했다.
물론 없으면 장에 가서 사 먹어도 맛있었겠지만 텃밭에서 나온 것이 유달리 맛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다.
수확한 날 치즈 올려 오븐에 구워 먹었는데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ㅎㅎ
올해의 MVP
고추와 상추는 망했지만 오이와 호박은 어쩐 일로 초반부터 풍성하다.
산딸기도 꽤 짭짤하게 이틀 걸러 한 공기 만큼 내어 주고 있다.
막판 오디를 땄다.
딸까 말까 망설였는데 그래도 까맣게 달리 오디를 보니 지나칠 수가 없었다.
수분이 많이 줄고 벌레도 많았지만 한 바구니 따서 먹어 보니 그렇게 달 수가 없다. 정말 꿀이 따로 없을 지경이다.
넘치는 수확물에 호박전도 부치고 오이 피클도 만들었다.
어쨌든 먹을 것이 생긴다는 것은 참으로 고맙고 신나는 일이다.
어느새 우리집 드나들던 고양이가 떡하니 나보다 먼저 툇마루에 앉아 비를 피하며 졸고있다.
어찌나 귀여운지...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