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고버섯 좀 먹어 보겠다고 표고목을 사서 놓은 지가 3년이 넘었다.
3년이 지날 동안 표고목은 나무토막에서 1도 변함 없이 어떤 징후도 보이지 않았었다.
이제는 틀린 것 같다...아궁이에 들어갈 땔감으로 전락하고야 말 것인가...이렇게 실망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 10월 별로 눈길도 주지 않았던 표고목에 손바닥 만한 버섯이 났었다.
너불너불 확 피어 버렸지만 그래도 감사하고 신기한 마음에 아껴가며(?) 먹었다.
이제 버섯이 좀 나올라나? 했지만 올해 버섯철은 끝났다고 남들이 그랬다.
확 땔감으로 쓰려던 것에 그래도 어설픈 버섯 하나를 보고는 내년을 또 기대해 보자...했는데,
며칠 전 정말 완벽한 자태의 버섯이 달린 것이다.
우와~~~어찌나 이쁜 놈이 나왔는지 동네방네 자랑했다. ㅎㅎ
뒤쪽 작은 놈은 지금 자라고 있다. 아주 조금씩...
처음에는 버섯이 아닌 줄 알고 지나쳤었는데 자세히 보니 못생긴 버섯이었다.
완벽한 자태를 자랑하는 모습을 보라!
좀 못생겼지만 개성 만점이다.
우리는 이 날 버섯을 반쪽 씩 나누어 먹으며 '꼭 전복같이 꼬들거린다. 그치? 맛도 전복같아 ㅋㅋ' 이렇게 좋아했다.
내년에는 큰 욕심 없이 한 서너 개 쯤 달렸으면 좋겠다.
누마루 들어가는 문에 원래는 커튼이나 가리개가 없었는데 너도님이 주신 조각보를 달고 보니 이제는 없으면 너무 휑하다는 느낌이다.
날씨가 추워지니 얇은 조각보가 추워보여 가리개를 좀 바꾸고 싶어졌다.
갑자기 광목천이 땡겨서 누마루와 구들방 옆 높은 창은 광목으로 했다.
창문이라 자수가 비치기 때문에 두 겹으로 했더니 바느질이 힘들었다.
처음부터 두 겹으로 재단한 것이 아니라 나중에 덧대느라 울거나 밀리지 않게 하기가 힘들었다.
대충 막 하는 손바느질로 밀리지 않게 하는 것이 어려웠다. ㅠㅠ
우여곡절 끝에 완성해서 걸었다.
마음에 안 들고 자꾸 눈에 거슬리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꾹 참고 그냥 걸었다. ㅎㅎ
옛날, 이불이나 걸어 놓은 옷을 가렸던 광목 가리개 느낌도 나고 나름 괜찮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