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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진담

찰밥과 미역국 2013/05/23

by jebi1009 2018. 12. 25.




       

용가리 생일이다.
까먹지 않고 기억하는 이 총명함!
전에 한 번 주희 임신했을 때 완벽하게 까먹은 적이 있었다.
용가리는 혹시..하고 기대했지만 나는 정말 완벽하게 몰랐다.
그때는 퇴근이 늦었는데 나는 전화해서 빨리 오라고 했다. 내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용가리는 그 전화를 받고 내가 무슨 준비라도 했는 줄 알고 기대하고 왔었단다.
결국 용가리도 말 안 하고 그날은 그냥 지나갔다...그리고 다음날 우리 엄마가 전화해서 알았다..
참내..잊어버렸으면 본인이라도 떠벌여야지 말이야..다음날 저녁 사먹었던 것 같다.
항상 생일때는 일식집 가서 비싼 사시미 먹고 비싼 소주를 마셨지만 내가  놀면서는 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즉 내가 생일상(?)을 차려줬다는 것이다..음하하하하...
그런데 이번에는 특별히, 아주 특별히 아침상을 차려주었다.


 

현재 시각 아침 7시 15분이다



이 기특함..이런 마누라가 세상에 어디 있단 말이냐...용가리는 정말 나같은 마누라 만나 호강한다..
아침 여섯시에 일어나 찰밥하고 미역국을 끓였다. 놀러갈 때 빼고는 정말 일어나 앉아있기도 힘든 시간이다.


 

저녁 생일상..반찬 2개 추가  



저녁때는 용가리가 제일 좋아하는 계란말이를 특별히 게맛살과 깻잎을 넣고 하였고,
그래도 잔치상(?)인지라 잡채를 했다. 그것도 우엉잡채.
집에 굴러다니는 채소만 넣고 하다보니 파란 채소가 없네ㅠㅠ
용가리는 아침에 출근하면서 걱정된다고 했다.
작년인가...저녁에 미역국 끓여놓고 케잌 사다 놓고 기다렸는데 갑자기 급한 회의가 잡혀 늦게 오는 바람에 주희랑 내가 마구 신경질을 냈기 때문이다..그래서 떨린다고 했다.
'이번에는 화 안 내고 우리끼리 먹을게 너무 떨지 마..'
저녁때 정상적으로 퇴근해서 생일상 2차를 했다.


  와인도 한 병..용가리는 결국 소주 마셨지만..


박주희의 선물과 직접 그린 카드를 보고 너무 좋아했다.
아침에 사무실에 놓고 본다고 그림카드를 품에 꼭 안고 갔다 ㅎㅎㅎ



- 생일케잌에 대해서


동네 파리바게트에서 그냥 사려고 했으나 파리바게트 빵이 아닌 맛이 먹고 싶었다.
이러다 대한민국 모든 국민은 파리바게트 빵만 먹어야 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걱정이다.
맛이 있고 없고는 떠나서 나는 다른 분위기 다른 맛의 빵이 먹고 싶다
그런데 어째서 대한민국 구석구석 어딜 가도 나타나는 빵집은 파리바게트...ㅠㅠ
그래서 파리바게트 아닌 곳으로 케잌을 사러 갔다.
다양하고 예쁘고 다 좋았으나...너무 비쌌다 ㅠㅠ


수제케잌이고 데코쿠키에는 손으로 하나하나 직접 그렸다는데 그래도 조 코딱지 만한 것이 삼만오천원...
5인가족이면 오륙만원짜리는 사야된다.
내년에는 술빵 쪄서 초 꽂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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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너도바람 2013/05/24 12:02

    아니, 세상의 모든 케잌 중에서 손으로 안 만든 것이 있남?
    ;우엉잡채씩이나.... 일신우일신. 미나리가 든 윤필암 잡채도 꽤 좋았다는...

    • 제비 2013/05/25 21:18

      미나리 잡채..확 땡기네요 ㅎㅎ

  2. 올리브 2013/05/24 16:05

    우리 동네 군포 대야미동에는 빵집이 딱 2개가 있어요.
    하나는 빠리바게뜨, 또 하나는 달구름빵.
    첨에 이사올 때만 해도 빠리바게뜨 하나였는데, 올해 동네빵집이 새로 생겼어요.
    근데 이 빵집이 아주 괜찮아요. 보통 빵집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빵을 직접 만들어 파는 집.
    당근 단골이 됐죠. 호밀빵을 사다가 아침식사로 먹는데... 먹으면 먹을수록 괜찮다는.
    이 빵집, 우리 동네에서 인기 짱...

    • 제비 2013/05/25 21:19

      이름도 예쁘네요..달구름빵..

  3. 무명씨 2013/05/24 20:59

    울집 생일 메뉴 3종세트는 미역국,불고기,조기구이입니다.마눌 생일에 항상 해다 바치는데 요즘은 감동이 많이 줄어가데요. 메뉴를 바꿔야 하나 고민되네요.

    • 제비 2013/05/25 21:21

      메뉴를 바꾸지 마시고 한 몇 년 해 주지 마셔요..그럼 감동이 넘실넘실 ㅎㅎㅎ

  4. chippy 2013/05/24 23:05

    전에 포스팅 하셨던 술상들에 비하면 아주 소박(?)한데요. ㅎ...역시 제비님은 술상 요리가 전문인가 봅니다. 따님의 그림 솜씨와 손글씨 카드는 정말 예쁩니다. 뿌듯하셨을 듯. ^^
    생일상이란 생일인 사람이 해달라는 것을 해주면 최고지요. 우리 남편이 내가 먹고 싶은 것을 해줄 방도는 없으니 아예 말을 안합니다. 대신 나머지 두 사람의 생일상은 제가 차려주지요. 애니는 5살때까지 한국에서 살아서 생일날엔 무조건 미역국은 먹는 걸로 압니다. 그리고 떡볶기와 잡채, 엄마가 구운 케잌을 해달라고 하지요. 저녁엔 자신이 선택한 식당에서 외식하기. 뭐니뭐니해도 선물이 제일 중요하니까요. 그걸 꼭 셋이서만 하잡니다. 친구들을 부르고 파티를 하는 걸 별로라 해요.

    • 제비 2013/05/25 21:22

      어떤 선물을 하실까..저는 딸에게 특별한 선물을 해 준 적이 없어요 ㅠㅠ 그냥 맛난 것 먹고 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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